첫째가 오션키즈 수영장을 다니기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을 때 5급 수영능력 검정시험을 보았다. 수영 시험을 보기 전 날 아이는 아빠에게 물었다.
아들: 아빠! 수영 시험에 통과 못하면 어떻게 해요?
아빠: 맛있는 거 먹어야지.
아들: 왜요?
아빠: 기분이 안 좋으니까..
처음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여행을 갔을 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많은데 물을 무서워하고 물놀이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를 위해서였다. 한여름의 여행에서는 대부분 바다나 계곡, 수영장이 잘 갖추어져 있는 곳으로 결정하는데 아기가 물놀이를 싫어한다면 더운 시기엔 여행을 가서 할 수 있는 게 반이상 줄어든다. 그때는 물을 무서워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당연한 듯 수영 시험을 보기 시작했고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 했다. 그런데 그건 나의 끝이었다. 아이와 상관없는 업그레이드 된 내 계획의 마무리였다.
수영 시험 전 날, 떨어지면 맛있는 걸 먹어야 한다는 남편의 말이 나를 환기시켰다. 즐겁자고 시작한 일이었다. 아이는 지금 물놀이를 즐거워한다. 원래 나의 목표는 완수했다.
지금부터는 아이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