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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크어버드 May 04. 2021

젊을수록 지방으로 오세요

로컬 창업의 기회 (1)

지난주 목요일 춘천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최근 열심히 준비 중이던 정부지원사업 중 'G-스타트업 예비창업패키지'란 프로그램에 서류 합격해서 대면평가를 보게 됐거든요. 작년에 다른 프로그램에 서류 합격했을 땐 비대면으로 발표했었는데 이번엔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면으로 진행했어요. 평가는 PT 자유형식으로 발표 5분 + 질의응답 5분 총 10분간 진행됐습니다.





I 정부 과제명: 2021 G-스타트업 예비창업패키지

I 주관기관: 강원도립대학교(강릉권),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I 사업기간: 21년 5월~22년 2월

I 모집규모: 30팀(춘천, 원주, 강릉권 권역별 10개 내외)

I 지원내용: 창업사업화 지원(최대 5천만 원), 창업교육 및 특화 프로그램

I 대상: 공고일 기준 도내에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만 18세 이상 만 39세 이하

(창업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은 기 창업자도 가능)



저는 강릉권으로 지원을 했고, 주관기관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춘천 소재 강원대학교에 위치해있어요. 1차 서류평가는 강릉권 담당인 강원도립대학교에서, 2차 대면평가는 강원창조경제에서 진행하는 것 같았고요.


작년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예비창업패키지 (주관기관을 정할 수 있는데 그때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로 지정했습니다) 대면평가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skype 비대면으로 진행했었어요. 심사위원분들 얼굴도 잘 안 보이고 현장감이 전혀 없어 오히려 더 어려웠던 느낌이라 차라리 대면이 낫겠다 싶었죠. 다행히도(?) 이번엔 대면으로 진행되어 강릉에서 춘천으로 달려갔습니다.


요새 정부지원사업이 워낙 잘 돼있어 창업하기 정말 좋은 시대인데요, 저는 그중에서도 젊을수록 로컬에서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지금 아무 연고 없는 강릉까지 와서 살고 있겠죠? 사실 서울에서였다면 저는 아마 서류평가에서부터 떨어졌을 거예요. 


제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있을 때 심사를 본 적이 있어요. 당시 창업지원금이 없는 프로그램임에도 경쟁률이 10:1을 넘어가고, 정말 엄청난 스펙의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기겁한 적이 있어요. (살면서 만날 일이 없는 카이스트, 서울대 교수님과 학생들이 다 여기에 있었네요) 참 아이러니한 게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창업시장 역시 서류로 평가하다 보니 어느 정도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거지요. 저는 본능적으로 제가 크게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가뜩이나 답답한 서울생활에, 비싼 집값에, 복잡한 교통체증에 신물이 났었는데 창업 경쟁력까지 없다니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 막막했던 거 있죠? 그렇다고 직장생활은 다시는 못하겠고 말이죠.



그런데 로컬에선 적어도 이렇게 기회가 주어지네요. 3월에 열심히 쓴 한국관광공사 공모전에 낙방해 사업계획서를 완전히 뒤엎었는데요. 이번에 스타트업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 포인트가 성공한 건지 그냥 운이 좋았던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서류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 잘 보셨어요 저 정말 열심히 살아요 ㅜㅜ)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더니 혹시 순서를 조금 당겨서 발표가 가능할지 물어보시네요.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면 원래 시간에 진행해도 괜찮다고 하셨는데 그냥 빨리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발표를 진행합니다. 대기실에 몇 분이 계셨는데 여성창업자 분들이 많이 보이셨어요. 참고로, 여성 창업자의 경우 국가에서 가점을 주거나 더욱 우대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으니 고민하지 마시고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비록, 창업 아이템은 다르지만 작년 발표 때 질의응답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 한 기억이 있어 이번엔 그 부분을 많이 준비했어요. 그런데, 어째 준비한 질문들은 하나도 안 나오는 걸까요. 제가 아직 감을 잘 못 잡나 봐요.. 5분 발표도 너무 짧아서 핵심을 추리는데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질의응답 5분도 야속하게 금방 지나가 버립니다. 역시 나오자마자 "아!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참 크네요. 그래도 지난번보다 심사위원분들 반응은 괜찮았고, 창업 아이템 자체에 흥미를 보인 분도 계셔서 조금이나마 기대를 해봐도 될까요?


발표평가를 마친 다음 날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서류평가에서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주관기관은 같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이고요, 차이점이라면 같은 사업 아이템이지만 떨어진 아이템은 브랜드에 초점을 맞춰서 썼고 합격한 아이템은 미디어 플랫폼으로 썼다는 점이에요. 사업계획서는 떨어진 과제를 더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중기부 과제라 그런지 경쟁이 더 치열했나 봐요. 


사실, 정부지원사업이 종류가 다양하긴 하지만 대부분 IT 쪽이라 저 같은 문과생은 쓸게 많지 않아요. 이번에 떨어지면 올해 지원할만한 사업은 이제 1개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네요. 발표는 끝났는데 오히려 심장이 더 쫄깃한 이 상황은 뭘까요..


긴장되던 대기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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