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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과인간 Nov 06. 2015

미안, 이건 당신을 위한 글이 아녜요.

 글을 쓴다.

 아름답지 않은 글이다.

 그냥 내  마음속에 쌓여 있는 찌꺼기를 뱉어 내는 작업.

 말하자면, 속이 거북해 손을 입 속으로 넣어 억지로 구토를 일으키는 것과 같다.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글을 쓰는 순간 내 손은 꽁꽁 묶인 것만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쓰면 되는데, 유치하지는 않을까? 재미없지는 않을까?

 고민하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그냥 쓰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글을 읽을 가상의 누군가를 생각하고 글을 쓰게 된다.

 '네'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나 보다.


 인간은 왜 이럴까,

 이다지도 작고 외로워서 누군가를 붙잡지 않으면 혼자 서 있기도 힘들다.

 애써 혼자 잘 서 있다고 생각할 때도 막상 누가 옆에 있어주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수시로 알람이 울리는 카톡 단체방을 골칫덩이로 여기면서도,

 내 이름을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번호부 앞에서 머뭇거린다.


 미안, 이건 당신을 위한 글이 아녜요.

 불쾌했대도 어쩔 수 없어요.

 엉망이라고 욕해도 상관없어요.

 덕분에 속이 좀 편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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