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며 점점 느끼게 된다.
세상에는 딱히 대단히 좋은 사람도, 대단히 나쁜 사람도 없다.
그저 잘 맞는 사람과 안 맞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상대방도 노력하고 있다고 하고(내가 느끼는 건 별로 없지만)
나도 많이 애쓰고 있는데
우린 왜 이렇게 힘든 건지 늘 궁금했는데
결국은 안 맞아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로 뭔가 받기를 바라고
상대방이 그만큼 해주지 않으면 서운해한다.
한 명이라도 주는 데서 기쁨을 느껴야 하는데
둘 다 주는 것보다 받는데 익숙하다.
잘 맞는 사람들끼리는 1만 노력해도 되는걸
우리는 10씩 노력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런 걸 안 맞는다고 하는 거겠지.
지금까지는 그런 서운한 마음들, 안 맞음을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덮고 노력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안 맞는다고 인정해버리고 나니
상대방을 탓할 필요도 없어지고, 맥이 탁 풀린다.
그냥 우리는 잘못 만난 거였어.
당신도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힘들었을 거야.
지금까지 나의 이상형은 굉장히 분명했다.
잘생기고, 성격 좋은 사람.
하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남들 눈에 잘생기지 않아도, 내 눈에 괜찮은 사람.
성격이 마냥 천사 같지 않아도, 나와 잘 맞는 사람.
함께 있으면 할 얘기가 너무 많고
같이 얘기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났어야 했다는 걸
이미 나 자신을 갉아먹어버린 연애의 끝에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