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번 연애도 망하고 말았다.
결혼으로 끝나지 않는 연애는 모두 망하는 거라고 치면, 지금까지의 모든 연애는 사실 망해온 거라고 볼 수 있다. 망하기만 해왔는데 어떻게 갑자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바보 같은 생각도 든다.
반년, 아니 8개월만에 다시 혼자가 되었다.
시작하기로 했던 결정도 끝내기로 했던 결정도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혼자구나, 라는 마음이 들 뿐. 무서울 정도로 아무렇지 않다. 정말 우리는 이제 끝인가 보다.
내가 정말 많이 사랑했던 사람.
내 인생을 통틀어 엄마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나 자신보다 더 많이 사랑했던 사람.
그가 다시 만나자고 했을 때,
너무도 안타깝게 놓을 수밖에 없던 그 사람을 다시 만나는 기회를 마다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나, 그때 그를 놓는 선택을 했던 것도 나였지.
같은 이유로 다시 그를 다시 놓는다.
한때는 나보다 더 많이 사랑했던 그 사람이지만,
이제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한다.
미안하고, 괴롭고, 앞으로도 많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감정은 예전의 연애가 끝날 때 이미 메말라 있었고
이번 연애는 머리로 했던 연애라 그런지 글도 잘 써지지 않는다.
연애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다. 그건 알고 있다.
하지만 예상외로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머리로는 어떤 관계도 유지해나갈 수 없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다시 내 심장을 뛰게 해 줄 사람.
그게 단지 짤막한 몇 년에 불과할지라도,
그런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