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할래

by 고양이과인간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내가 평소 좋아하던 스타일의 사람은 아니지만, 대화가 너무나 잘 통하고 우리가 서로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특별하다,라고. 하지만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때는 늘, 상대방이 너무나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연애를 하다 보면 점점 실망하고 지치게 된다. 당연하다. 나도 내 맘에 다 차지 않는데, 타인이 완벽히 내 맘에 찰리가 없다. 그렇지만 실망이 늘어갈수록,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야. 혹은 내가 생각했던 연애가 아니야. 변했어. 속았어.라고 생각하며 연애를 그만둘 궁리를 하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어찌 보면, 상대방에게 복수하고 싶어 칼날을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마음속에 서운함을 가득가득 쌓아가다가, 갑작스럽게 '우리 헤어지자'라고 말하면 당신이 그때서야 후회하기를 바라는, 그런 유치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계속 당신과 만나고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헤어지지 않는다는 건, 아직 당신을 좋아하기 때문일 거다. 실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당신을 놓고 싶지 않은 거다. 그러니까 차라리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이걸 해줬으면 좋겠다, 이걸 해주지 않다니 서운하다고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하려 한다. 그래도 조율 해나가지 못하면 그때 헤어져도 늦지 않다. 당신도 나를 상처 줄 줄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아직 서로 잘 몰라서 맞춰나가는 중일뿐인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복수 같은 걸 하려는 걸까.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조금씩 진심을 보여나가려 한다.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당신 몫이겠지만, 매 순간 진심으로 당신을 대한다면 나는 아마 마지막이 온대도 후회하지는 않겠지. 진심을 보여서 손해날 것은 하나도 없다.


그나저나, 우리가 참 잘 맞는 줄 알았는데 다른 모든 연애와 똑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한다는 점은 참 슬프다. 결국은 내가 너무 까탈스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아, 이래서 결혼할 수 있을까. 평생 혼자 살 수도 있으니 적금을 열심히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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