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수 없는 상대와의 연애란 끔찍하다. 지금 좋아서 만나고는 있지만, 어차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의 여자라면 이는 더욱 심하다. 이 사람이랑은 결혼은 안 돼. 그러니까 헤어져야 해. 언제 헤어지지? 지금인가? 하면서 늘 상대방에게 촉각을 곤두세운다. 서로 맞춰가려는 노력이나, 내 진심을 다 보여주는 일도 부질없게 느껴진다. 그냥 지금 좋으면 되지 뭐, 하는 식이다.
더욱 나쁜 것은, 내 마음도 다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할 사람인 걸 아는데 내 마음을 다 줘버리면 나중에 받을 상처가 벌써부터 감당이 안 되고 두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마음을 주지 않으면 연애를 하는 이유가 없다. 게다가 내 맘대로 되는 문제도 아니다. 애초에 내 맘대로 되었다면 이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하지도 않았겠지.
이런 연애 중의 하루하루는,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좋은 순간에는 한없이 좋았다가 나쁜 순간에는 끝도 없이 곤두박질친다. 자기를 깎아먹고 상처 내는 짓이다.
이 연애가 나를 할퀴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냥 이 상황에 끌려가고만 싶다. 아플 걸 알고 있고 나한테 좋을 게 없다는 걸 아는데도 이 손을 놓기가 어렵다.
오늘도 끌려간다. 아마도 끌려가지 않을 힘이 생길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