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나는 사랑을 받으려는 데 집착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 사랑을 잃을까 초조해지고 두려워졌다. 그래서 나를 버리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이상형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으면 나도 모르게 가시를 세워 날카롭게 굴었던 것 같다. 게다가 언제 이 사랑을 잃을지 몰라 계속 불안해하느라, 함께 있는 순간의 행복과 기쁨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러니 사랑을 받아도 힘들었고 사랑을 받지 못하면 더욱 힘들었다.
그렇게 내가 사랑받기 위해 애쓰고 발버둥 치는 동안 그 사람을 제대로 사랑해 주지 못했다는 걸, 헤어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후회 없이 사랑을 다 주지 못한 것이 이렇게 큰 후회로 남을 줄 몰랐다. 혹시나 그에게 사랑을 듬뿍 주었다가 내 마음의 구멍이 너무 커질까 두려워서 망설이고 있던 동안 사랑을 줄 수 있는 시간은 지나가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제대로 사랑받지 못했다는 걸 느낀 그 사람도 힘들었겠지.
받는 게 뭐라고, 왜 그렇게 집착했을까. 만약 상대방보다 내가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면, 그만큼 그 사랑으로 인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기쁨도 상대방보다 더 큰 거였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 그 기적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이었는데. 그저 상처받기 싫고 손해 보기 싫어 웅크렸던 나의 마음이 바보 같고 안쓰럽기만 하다.
어차피 사랑은 받으려고 노력한다고 내가 원하는 만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주는 만큼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주는 사랑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다시 시작된 이 관계에서 내가 확실히 해야 할 게 뭔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주겠다.
이제부터라도 사랑받으려는 마음 따위는 떨쳐버리자. 내가 얼마만큼 사랑을 줄 수 있는지에 집중하자. 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주자. 다 주고 나서 더 이상 줄 게 없어지고 나면 더 줄 걸, 하는 후회도 할 수 없게 될 테니.
마음이 편하다. 이제는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나? 하는 생각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을 주고, 그 사람이 주는 만큼의 사랑을 받으면 그걸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