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열두 시가 다 되어 집에 들어왔다. 그런데 웬걸, 이 인간 이제 술 마시러 나간단다. 나도 친구를 만나고 들어왔음에도 괜히 서운한 감정이 밀려오는 이 느낌은 뭘까. 시간이 늦었다고는 하지만 원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라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은데. 서운함이 질투로, 질투가 화로 번진다.
이렇게 화가 날 때면 글을 쓰며 잠시 차분히 생각한다. 정말로 저 사람이 잘못을 했나? 내가 진짜로 감정이 상한 이유는 뭘까? 혹시 이 사람을 나라는 틀 속에 가둬놓고 싶은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 나는 되고 너는 안 돼, 까지는 아니지만 나는 괜찮고 너는 서운해, 는 맞는 거 같다. 인간이란 참 우습다.
이렇게 화나는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다 보면 한쪽만의 잘못인 경우는 없다. 나에게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늘 깨닫게 되고, 그러면 조금 더 차분히 말할 수 있게 된다. 이 세상에 화를 내도 되는 존재는 없다. 가족도, 연인도 마찬가지다. 동물도, 그리고 자기 자신조차도. 모두 소중히 대해야 할 존재들이다.
그러니까 화내지 말자. 연인이라고 해서 내가 화내도 되는 자격을 얻은 건 아니다. 저 사람이 잘못을 해서 나를 화나게 했으니까 내가 화내도 된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럼 누군가 나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할만한 행동을 내가 했다면 그 사람이 아를 죽여도 된다는 논리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질투가 나고 화가 나는 게 사랑이겠지. 그 사람이 뭘 하든 관심이 없는 게 어쩌면 연애에서는 제일 나쁜 걸 거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 그렇기에 질투도 하고 화도 난다. 하지만 또한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나는, 우리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