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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믿지마라

상황을 믿어야지

by 금은달

더러운 사무실.

먼지와 머리카락과 먼지와 머리카락이 뭉쳐서 회전초를 이루는 사무실.

나는 이런 곳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다.
습하고 건조하고 답답하고 꽉 막혀있고 지저분하고 너저분하고 냄새가 난다.

내 인생은 곧 내 사무실인지도 모른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살기 위해서 써야 되는 시간을 또 얼마 제하고 나면 내 시간은 모두 여기에 있는 시간이다.

시간이 아깝다.

시간이 아깝다.

이 이상한 냄새로 뒤덮인, 진정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는, 이런 곳에 나를 쑤셔놓고 살아한다니, 내 인생이 아깝다.


그럴 때면 나는 존 월리암스의 책 <부처스 크로싱>에 나오는 맥도널드 아저씨를 떠올린다.

젊은 사람들은 찾아낼 무언가가 꼭 있다고 생각하지, 라며 주인공을 업신여기던 그를 떠올린다.


감사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거만한 자아를 바라본다. 존재 그 자체로는 도무지 만족을 할 수 없는 나의 젊음을 돌아본다.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다치지 않고 돌아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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