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가끔 은인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하지만 예상치 못해서 은인인 것처럼, 그들은 늘 예상 밖의 사람들이었다.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그렇다고 가까운 지인도 아니었던 그들은 한 수업에서, 어느 여행지에서, 혹은 한 식당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들이었다.
나의 쓸쓸했던 시절, 그 은인들 덕분에 나는 그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 추웠던 마음이 다시 따뜻해지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그러한 몇 번의 과정을 반복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결국 다 이런 맥락이 아닐까.
억울한 일, 실망스러운 사람, 슬픈 사건들을 겪다가도
다정한 말, 좋은 사람, 훈훈한 소식들을 통해서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하지만 그들은 늘, 단 한 사람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단 한 사람.
내 눈엔 단단해 보이던 한 사람이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알려줬다
노래를 듣고 생각했다
단단해 보이던 사람들, 내색하지 않는 사람들
어쩌면 그들 모두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서로 끊임없이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주기를
미워도 하되, 서로를 포기하지는 않기를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단 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가 그만의 쓸쓸한 계절을 지나
호시절을 맞이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