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는 상해에 터전을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어 상해 오피스는 규모가 꽤 큰 편이었다.
회사 생활 중에 상해는 딱 2번 방문했던 것 같다.
첫 번째 방문은 글로벌 프로젝트 관련해서 대만/홍콩 오피스에 도입할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준비를 위해서였는데 중국에서 업무 프로세스 파악하기 위해 방문했던 것 같다. 일주일 가량 되는 짧은 출장이었기에 업무 내용이 기억나진 않는다.
상해의 첫인상은 '사하라 사막'의 느낌이었다. 우리는 여름에 상해를 방문했는데 상해에 도착해 도로로 나와 숨을 한번 들이쉬니 입안으로 모래를 한 움큼 머금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몇 년 후에 한국에서 미세먼지로 사람들이 불평할 때도 내가 상해에서 느낀 수준의 미세먼지는 느껴본 적이 없다. 상해는 미세먼지가 아니라 그냥 '모래먼지' 그 자체였기에.
그리고 과장님들과 택시를 잡았는데, 과장님들이 모두 뒷좌석에 앉으셨다. 앞 좌석이 편할 텐데 왜 그러시지 하고 탔는데 앞 좌석에 앉으니 심장이 정말 쫄깃해졌다. 차가 중앙선을 넘나들며 마주 오는 차도 보이고 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오피스에 갔는데, 분명히 오전에 한국오피스에서 지나가며 봤던 인프라팀 분들이 상해 오피스에 있었다. 뭐지? 아침에 봤는데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회사에서 상해를 방문하는 것은 지방출장만큼이나 짧은 시간이 걸리는 이동인 것이었다. 상해를 방문하려면 비자를 발급해야 하는데 하도 직원들이 상해를 자주 들락날락하니 그룹사 여행사에 이미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어서, 3일 만에 비자발급받고 바로 출국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와이탄백화점, 동방명주, 상해의 야경도 구경했었지만 특별한 건 없었고 사실 모든 나라의 대도시는 다 비슷한 느낌인지라 상해는 워낙 중국 땅이 넓다 보니 넓게 펼쳐진 대도시 같이 느껴지긴 했었다.
두 번째 방문은 중국 오피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매장관리시스템을 걷어내고, 직접 구축한 매장관리 시스템을 중국업무용으로 도입하기 위한 사전 ISP단계로 방문했었다. 그때는 일주일 가량 있었던 것 같다.
이 출장은 처음으로 부서 이동을 한 직후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가 이제 막 홍콩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오픈 후 한 달 안정화 기간이 지난 때였다. 한 달이 지나도 아직 이슈들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전까지는 SAP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을 했지만, (자발적으로) 이동한 팀은 새롭게 조직된 정보전략기획팀이었는데 만5년차 였기에 바로 작은 ISP과제를 리딩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한국에서 방향을 잡고, 상해에 가서 현장 매장 업무 관련 인터뷰들을 하면서 정리해 나갔는데 그때가 월말이라 모든 법인이 결산 준비를 할 때였다. 비록 부서 이동을 하면서 홍콩 쪽 업무는 같은 팀이었던 동기에게 다 인계하고 오긴 했지만, 그 사람도 홍콩의 월 마감결산 지원은 처음인데 나 몰라라 할 순 없어서 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3일가량 먼저 한국으로 돌아와 결산 작업을 지원했다.
이 일과 관련해서 연말 평가에서 뜻밖의 결과를 받게 되었는데 그건 회사 생활 스토리에서 따로 풀고자 한다.
고작 2번의 상해 출장이었지만 여전히 상해를 간다는 건 지방출장만큼이나 가까운 거리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