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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 Mar 08. 2024

3월 8일. 우리를 봐봐. 글을 써. 현실로 만들어

오늘의 뮤지컬, <Wasted>-'우린 모두 글을 써'

    



3월 8일, 오늘은 국제여성의날입니다.


1908년 미국에서, 만오천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 처우 개선과 여성 투표권 등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여성들은 더이상 집안에서 가사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의 일원이 되어야 했습니다. 언뜻 보기에 여성이 사회경제적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여성의 노동 조건은 남성에 비해 가혹했다고 합니다. 1857년 미국 방직 공장의 노동자들이 이에 폭발해 목소리를 냈으나 진압당하고 말았고, 1908년 2월 28일 다시금 시위를 벌이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1년 후에는 이것이 정치적 행사로 이어졌고,

1910년 덴마크에서 열린 여성 노동자 국제 컨퍼런스에서 클라라 제트킨이 처음으로 이날을 세계적인 기념일로 만들자는 제안을 합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의 국가에서 1911년 처음으로 국제여성의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1917년에 러시아 여성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을 벌였던 일이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으로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그 시위가 시작되었던 날짜의 그레고리력인 3월 8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이 날짜를 국제여성의날로 지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지만, 특별히 이날을 기억하는 풍습 같은 것이 남아있지는 않아서인지 아직도 이런 날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또 '여성의날'이라고 들어봤다고 해도, 그냥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주는 날-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실 저도 이유도 모르면서, 꽃을 받았으니 그저 기분 좋아한 적이 있었고요.

오늘이, 여성들이 지금처럼 사회 전반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고 지금은 당연한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싸워왔는지를 알아보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튼 이날을 맞아 소개하고 싶은 뮤지컬을 한참을 생각했어요 ! 그러다 고른 작품은 바로 <웨이스티드(Wasted)>입니다. <제인에어>, <폭풍의언덕>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샬롯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그리고 그들의 남자 형제인 브랜웰 브론테 이 남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인데요. 브론테 남매의 삶, 꿈을 향한 열정 등을 록 음악에 담아 표현한 작품이에요!

 

여성이 글을 쓰고 그 글을 남들에게 들려주는 것이 쉽지 않았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에서도 아주 외지고 황량한 곳에 살던 브론테 남매에게

좌절은 일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꺾이지 않는 모습을 그리며, 그 삶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이야기가 바로 <웨이스티드>예요. 이 뮤지컬의 시원하고 짜릿한 선율의 록 음악들이, 마치 브론테 남매에게 닥쳐오는 어두운 그림자들에 대한 저항의 외침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뜨거움이 국제여성의날의 시작을 떠올리게 했어요. 


그중 오늘 소개할 넘버인 "우린 모두 글을 써(We all write.)"는 

힘들게 출간했던 시집이 단 두권밖에 팔리지 않아 상심해있던 브론테 자매들이 소설 창작에 몰두하기로 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브론테 자매들의 대표작들에 실린 문장들이 가사로 만들어져 있어, 그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숨은 문장 찾기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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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각자 자신만의 소설을 쓴다.

아름다움만 쫓는 것은 어리석은 일.

워더링 하이츠 그곳의 주인은 미스터 히스클리프.

무슈, 나는 감정 없는 인형이 아녜요.


<웨이스티드>-'우린 모두 글을 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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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미 너무 늦어져버렸지만, 오늘이 완전히 가버리기 전에 누군가 한분은 곡을 들어보실 수 있기를 바라며

얼른 마무리하겠습니다ps://youtu.be/_LZlUHgKkL0?si=aEO0iaA3uSyyY6CM


(뮤지컬 팬들이 늘 하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들으면 몇십배 더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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