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그럼 혹시
'세계 시조의 날'이라는 날이 있다는 사실, 들어보셨나요?
그런 날이 있다고? - 라는 반응이셨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2025년 2월 7일 오늘이,
바로 제1 회 '세계 시조의 날(World Sijo Poetry Day)'이거든요!
시카고의 한인단체인 세종문화회에서 오늘을 세계시조의날로 선포하고, 오늘 밤 8시에 이를 전 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해요 !
그런 날을 왜 만드냐고요?
우리의 시조가 가진 문화적, 교육적 가치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것이죠.
실제로 세종문화회는 2003년 창립된 이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조의 세계화에 힘써왔다고 합니다 !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요?
아시다시피 시조는 약 천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고유의 전통 정형시죠.
단순히 유학자들의 글놀이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정서에서부터 시국에 대한 비판과 염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통로이기도 했으니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자, 그래서 이게
뮤지컬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요!?
시조가 국가 이념인 상상의 나라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재기 넘치는 뮤지컬을 소개하고 싶어서요!
이름만으로도 벌써 힙한
이 조선에서 백성들은 삶의 희로애락을 시조에 담아 노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역모로 의심된 한 사건으로 인해 시조 활동이 금지되고
15년간 백성들은 자유도 희망도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죠.
하지만 이런 삶 속에서도 양반들의 악행을 파헤쳐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비밀시조단'이 있었고,
이들은 15년만에 열린 조선시조자랑을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그러나, 여느 이야기가 그렇듯, 이런 일들에 방해꾼이 없을 수 없겠죠?
당시 왕보다도 실질적인 권력이 더 컸던 '시조대판서'는 이 비밀시조단을 잡으려 음모를 꾸밉니다.
그렇다면 뭔가 뮤지컬로 시조를 노래한다는 것 같은데,
제목이 '스웨그(swag)'에이지-란 말이죠..?
힙합을 짐작하셨다면, 맞습니다.
'시'는 사실 '노래'였다고 하잖아요.
언어 유희와 위트가 가득한 노랫말들이 약간의 힙합 스타일의 음악에 담겨 있어요.
물론 모든 넘버가 그런 것은 아니니 혹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019년 초연 당시 많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이 극을 보고 있노라면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들썩댈 우리의 어깨를 위해
커튼콜 '싱어롱데이', '댄스어롱데이'가 열리기도 했어요 !
저도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합니다.
이런 음악과, 이런 안무도 가능하구나!라는 감탄과 감동,
그리고 정말 '젋은' 뮤지컬이라는 생각과, 작품 속 여러 요소들 중엔 작품이 올라가는 시기에만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여러 의미로 시의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
이 작품을 초연부터 2023년 삼연에 이르기까지 큰 사랑을 받게한
배우들의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 없는데요!
초연 당시 이휘종, 양희준, 이준영, 김수연, 김수하 등의 젊은 배우들부터
최민철, 이경수, 이창용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했어요.
주인공 '단'으로 열연했던 이휘종 배우는 이 작품으로 신인상을 받았고,
같은 역을 함께 한 양희준 배우는 이 작품에서 보여준 탄탄한 실력으로 <어쩌면 해피엔딩>, <넥스트 투 노멀>, 그리고 최근의 <틱틱붐>에 이르기까지 좋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틱틱붐>, <렌트>, <하데스타운>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김수하,
<렌트>, <팬레터>, <시라노> 등에서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김수연 배우는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작품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오늘의 노래를 소개할게요.
오늘 들을 넘버는
작품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수미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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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면 단잠을 깨우고
태산 같은 일들이 어깨를 짓누를 때
비가 내려 눈가를 적시고
희망조차 갖지 못하고 살아갈 때
마음속 외침을 운율로 써나가
내일의 희망을 시조에 담아내는 이곳은 바로
조선 시조의 나라 들리는 모든 게 운율이 되는
조선 시조의 나라 만백성의 바람이 불어와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시조의 나라' 中
-
이 넘버는 말그대로 시작이고요,
'이것이 양반놀음', '놀아보세', '새로운 세상', '정녕 당연한 일인가' 등
주옥같은 넘버들이 많이 있답니다!
어쩐지 쓰면 쓸수록 사심을 담게 되는 것만 같아
영상과 함께 글을 여기서 급히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오늘의 넘버는, 인터파크 티켓 공식 채널에 공개된 초연 프레스콜 영상으로 첨부해요 !
https://youtu.be/OfHWY6UkKv4?si=f72VpT1
여러분들에게 어떤 근심과 두려움이 있다면
이 운율 위에 털어버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다면 한번 다시 여쭙습니다.
'시조', 좋아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께, 시조는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고전문학의 일부로,
어쩌면 읽기 힘들고 따분한 기억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꽤 많은 시조를 무심코 읊조리실 수 있을 거예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이런 것들, 너무 익숙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