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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준희 Jan 30. 2023

마음을 담은 관심은
생명을 지켜낸다

키 큰 선인장과 가지마루 화분

 성당에 가져갔던 화분 두 개를 다시 가져왔다. 지속되는 한파로 건물이 너무 추워서 냉해를 입었는지 상태가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큰 가지마루 화분은 집 베란다에 다시 놓았고 냉해를 입은 작은 화분은 화원 사장님이 가져가서 살려 보겠다고 했다. 살기힘든 환경속으로 떠나 보냈던 것이 마음 아프다. 건물이 그렇게 추운줄 모르고 저지른 일이었지만 그동안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을 나무 두 그루를 생각하니 죄책감이 몰려온다.

 우리집 베란다를 화원 사장님이 보고서 식물을 잘 키우고 있다고 폭풍칭찬을 해주었다. 특히 거대 선인장(Agave attenuata)을 어찌 이렇게 잘 키웠냐고 백 점이 아니라 이백점 준다고 했다. 집에서 키우는 거에 성공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나는 그저 바람이 지나가게 해주고 매일 아침 햇빛을 쪼일 수 있게 롤스크린을 걷어줄 뿐이다. 기온에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이나 이 주에 한 번씩 물을 듬뿍 주면서 멋지다고 말해 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다. 식물들은 관심을 갖고 돌보면 잘 살아간다. 물과 햇빛과 바람을 충분히 누리고 살면 잘 자라고 또 꽃도 피운다. 늘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는 마음이 핵심인 것 같다. 생명을 돌보는 일은 무엇을 해주어야 할 지 늘 살피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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