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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준희 Jun 10. 2023

시카고에서 즐기다 episode 3

'시카고 빈'과 시카고 미술관

 밀레니엄 파크에 있는 '클라우드 게이트'는 시카고의 시그니처 조형물이다. 그 형태 때문에 '시카고 빈'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실제로 가서 보니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할 만한 모양이었다. 리움 미술관에도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인데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모습이 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재와 형태의 특성 때문에 자기 모습을 비추어 보기도 하고 주변 빌딩들이 그 안에 다양한 모습으로 비치는 걸 볼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조형물이다. 나도 한참을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요리 찍고 조리 찍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인도계 영국인인 아니쉬 카푸어는 매일 새벽 한 시간 동안 명상을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구경하는 걸 넘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조금 걸어가면 시카고 미술관이 있다. 특별전으로 '반 고흐와 아방 가르드'를 하고 있었다. 이게 고흐의 작품이라고.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여럿 있었다. 1882년에서 1890년 사이에 파리 외곽지역인 아스니에르 주변에 모여든 반 고흐, 조르주 쇠라, 폴 시냐크, 에밀 베르나르, 샤를 앙그랑등은 도시 주변 풍경을 새로운 스타일로 그렸다. 색을 혼합하지 않고 점으로 보이는 붓질이 만드는 빛나는 색상들의 조화가 화면을 만들어가는 기법이 그들 작가들의 특징이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가진 독특한 작품들은 세련되고 부드러운 작품들이다.

 모네의 유명한 '수련'시리즈는 언제 보아도 사랑스럽고 젊은 시절의 로트렉이 그린 에밀 베르나르의 초상화와 반 고흐의 자화상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전시는 개인 소장이거나 공개적으로 전시된 적이 거의 없는 회화와 소묘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쇠라의 대작인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그리기 전의 작업들이 여러 점 있었고 고흐가 그린 세느 강의 주변 풍경들도 특별했다. 각각의 작품들로 분산되어 알고 있던 아스니에르의 화가들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하게 되었던 전시였다.



조르주 쇠라, 라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1884


빈센트 반 고흐, 아스니에르 다리 풍경,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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