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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준희 Jul 05. 2023

매우 특별한 감동

<형사 박미옥>을 읽고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 최초의 여성 마약범죄수사팀장, 프로파일링 팀장, 화재감식팀장 등등 눈이 크게 떠지는 화려한 경력에 시선이 꽂혔다. 게다가 한 시대를 들끓게 했던 주요 범죄사건들의 해결을 맡았던 책임자였다는 저자 소개에 호기심을 가득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형사 박미옥>은 내가 절대로 찾을수도 없고 고르지도 않을 책을 매 달 보내주는 어느 북클럽의 유월의 추천도서였다. 그리고 저자와의 북토크와 사인회까지 세트로 누릴 수 있어서 난 이 북클럽의 회원인 것이 좋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 책은 영웅같은 어느 여형사의 무용담이 아니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채 균형감각있는 사고를 하며 살아왔던 어느 지성인의 고백록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는 사람에 대한 애정없이 범인을 잡는 일에만 성취감을 느낀다면 형사가 아니라 사냥꾼이라고 말한다.  


 드라마 <시그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괴물>등과 영화 <감시자들> 을 포함한 수많은 작품을 자문하고, 극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하는데 아주 재밌게 보았던 시그널과 감시자들에 나오는 멋진 여형사가 바로 형사 박미옥이었다. 이런 인물이 실존한다는 것이 놀랍다. 그는 범인으로 몰아가며 추적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다가갔던 것 같다. 


 그는 고속승진으로 보장된 성공을 뒤로 하고 정년이 되기 전에 명예퇴직을 하고서 제주에 내려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삶을 향한 끝없는 성찰이 그런 결단을 하게 했던 것 같다. 북토크에서 만나본 그는 글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었고 깊은 사색을 하는 수도자같은 모습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의 팬이 되어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 했다. 참 특별한 길을 걸었던 좋은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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