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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스탱 뒤메이-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

지난 세대를 있는 마지막 바이올리니스트-그뤼미오, 밀스타인, 코간의 흔적

by 소준희

11월 14일 금요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가 있었다. 소나타 1번 G major, 소나타 2번 A major, 소나타 3번 D minor를 연주했다. 전 날 목요일 오후 세 시에 갑자기 피아니스트가 클라라 민에서 코지로 오카다로 바뀌었다는 문자가 왔다. 무슨 일일까 궁금했다. 1999년생인 코지로 오카다는 1949년생인 노장의 수려한 바이올린 연주에 잘 어울리는 놀라운 연주를 펼쳤다. 눈부신 하모니였다.


뒤메이는 '프랑코 벨기에 악파의 정통 계승자' '독일 작품에 정통한 프랑스 연주자'로 불린다. 그는 아르투르 그뤼미오와 나탄 밀스타인 모두에게 배운 연주자이다. 어린 시절에 재능을 인정받아 두 거장들이 기꺼이 가르치고 당대의 뛰어난 연주자가 될 거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 시대의 최고 연주자들에게 몇 년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운 행운이다. 그의 연주를 들으며 그뤼미오의 물 흐르듯 흘러가는 유려함과 밀스타인의 강인함이 함께 들렸다. 게다가 그는 레오니드 코간의 바이올린이었던 1743년 산 과르네리 델 제수로 연주했다.

뒤메이의 연주에서는 지난 세대의 최고 연주자들의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몇 안 남은 연주자이다. 이제 전 세대는 저물어가고 그들의 연주와 악기에 관한 전설은 전해오는 이야기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마우리찌오 폴리니가 가고 마리스 얀손스도 갔다.


그날 연주는 요즘 젊은 연주자들의 연주회에서는 듣기 힘든 깊이와 맑음을 동시에 느끼게 해 주었다. 옛 명반을 들을 때 빠져들게 되는 바로 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특히 2번 A major를 들을 때 가장 좋았다. 1886년 여름 스위스의 맑은 공기 속에서 짧은 시간에 작곡한 곡이기 때문인지 밝고 사랑스러운 곡이다. 쉰세 살이 된 브람스는 스위스에서의 시간이 만족스러웠나 보다. 브람스가 만들어낸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풍부한 하모니에 행복하게 잠겨있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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