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은 타고난 감각이 아닌, 축적된 데이터의 결과

by 전우성

어떤 사람들을 보면 가끔 대단할 때가 있다. 복잡한 문제 앞에서 "이건 어때요?” 하고 답을 내놓는다. 별 고민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게 또 잘 맞아떨어진다. 우리는 이걸 직관(Intuition)이라 부르며, 그 사람의 타고난 감각이자 센스라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건 착각일 수 있다. 직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능력이 아닌, 어쩌면 우리 뇌 속에 쌓인 많은 데이터의 초고속 검색 결과일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수만 장의 사진을 학습해야 비로소 사물을 알아보듯, 사람의 직관도 내 안에 쌓인 경험치가 임계점을 넘었을 때 비로소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소위 ‘감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많은 정보를 넣어야 할 것 같다. 입력이 없으면 출력도 없다. 좋은 감을 갖고 싶다면 무조건 많이 보고, 읽고, 또 경험해야 한다. 이 모든 게 내 무의식에 저장되는 빅데이터라는 생각이다. 입력 없이 감이 좋길 바라는 건 어쩌면 도둑놈 심보다.


‘왜?’라는 필터를 장착해 보길 추천한다. 그냥 겪기만 해선 안 된다. 10년 차인데 실력은 1년 차와 똑같은 사람이 있는 이유다. 데이터를 쌓을 때 반드시 해석이 필요하다. "이건 왜 좋아 보이지?”, "저건 왜 반응이 없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스스로 묻고 꼬리표를 달아 저장해야 한다. 즉 그 안에 나만의 생각을 함께 저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론 내 감을 채점해 보는 것도 좋다. "내 느낌이 맞았나?"를 확인해 보자. 맞았다면 왜 맞았는지, 틀렸다면 뭘 놓쳤는지 복기하는 것이다. 이 튜닝 과정이 반복될수록 적중률은 계속 올라갈지 모른다.


결국 직관이란 논리의 속도가 굉장히 빨라진 것일지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누구는 하나하나 따져가며 1시간 걸릴 일을, 누구는 뇌 속 데이터를 돌려 순식간에 돌려 1분 만에 끄집어내는 것뿐이다. 겉보기엔 감각 같지만, 그 안에는 그간 압축된 경험과 논리가 들어있다.


그러니 기 보단 꾸준히 보고 읽고 경험하고 오늘도 데이터를 쌓고, 집요하게 질문하고, 스스로 꼼꼼히 리뷰해 보자. 나의 경험이 두터워질수록, 직관도 계속 날카로워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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