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내 주변에 대조적인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자기 나름대로 성공을 꿈꿨겠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성공의 정의와 방식은 달랐다.
한 사람은 유명해지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언제나 바빴다. 저녁이면 늘 네트워킹이라는 명목하에 부지런히 모임을 찾아다녔고, 당시 유명하다는 사람들과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곤 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활발한 그를 보며 발이 참 넓다며 치켜세웠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화려했고,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소위 '인싸'의 삶을 사는 듯했다.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유명세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는 대신 '일' 그 자체에 몰입했다. 남들이 네트워킹 파티에서 명함을 돌릴 때, 그는 조용히 책상에 앉아 부족한 공부를 더 하거나 책을 읽었다. 그는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으며 내공을 쌓는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그 모습이 너무 고지식해 보여서, 주변에서는 요즘 세상엔 자기 PR도 능력이라며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출발점이 달랐던 두 사람의 10년 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놀랍게도, 조용히 일에만 몰입하던 후자는 업계가 주목하는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그가 묵묵히 쌓아 올린 의미 있는 결과물들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탔고, 실력을 인정받아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웃되기도 했다. 출판사의 제안으로 낸 책은 운 좋게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제는 각종 모임과 컨퍼런스에서 그를 VIP 연사로 초청한다. 그는 굳이 자신을 알리려 애쓰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먼저 그를 알아본 셈이다.
그렇다면 전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회사에서 직급은 올랐지만, 그는 내가 보기엔 여전히 10년 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여전히 유명해지고 싶다는 갈망을 안은 채, 부지런히 네트워킹 모임을 찾아다닌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애쓰면서 자신의 명함을 돌린다. 그의 인맥은 한층 넓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그를 찾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명성이란 쫓아다녀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이 나비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나비는 쫓으면 도망간다. 운 좋게 한두 마리를 잡는다 한들, 금세 죽거나 내 손을 떠나 날아가 버린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나비를 쫓는 게 아니라, 내 발밑의 꽃밭을 가꾸는 일인 듯하다. 묵묵히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며 나만의 꽃밭을 풍성하게 가꾸면 애써 쫓아다니지 않아도 나비와 벌이 자연스래 날아든다. 그것이 진짜 '나'라는 브랜드의 경쟁력일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 당장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내 꽃밭이 너무 작다고 조급해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화려한 네트워킹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내 앞에 놓인 일을 제대로 해내는 깊이감이다. 꽃밭이 완성되면, 나비는 분명 올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