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정립
Part 1. 브랜딩을 위한 질문들에 이어서.
우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한다는 것은 기존의 것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재창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브랜드가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그중 이 브랜드만이 지닌 가치는 무엇이고 이것을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으로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이다. 한편으론 이 브랜드'다운' 모습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앞서 던진 질문들을 참고하여 풀어보기 시작했다.
스타일쉐어는 10대에서 20대 초반 여성 중심으로 성장한 브랜드이다. 여전히 이들 사이에서 이 브랜드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그들에게 스타일쉐어는 아주 매력적이진 않아도 자신의 성장기를 함께 보낸 친근한 브랜드로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커머스가 도입된 후 자의 반 타의 반 많은 경쟁자가 생겨났고 소비자에게도 이제 선택권이 많아졌다. 타겟 역시도 기존의 10대 중심에서 20대로 넓힐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 사이에서도 스타일쉐어는 매력적인 브랜드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장에서의 탑 플레이어들은 그들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스타일쉐어는 그들이 자리 잡고 있는 시장에 새로운 팔로워로 진입했을 뿐이다. 20대들에게 스타일쉐어는 내가 학창 시절 쓰던 그 당시 취향에 맞는 브랜드일 뿐이었다.
스타일쉐어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다른 커머스와는 다르게 스타일쉐어만이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고객은 우리에게서 어떤 경험을 느껴야 할까?
커머스 시장의 팔로워로서 쉽게 찾을 수 없던 이 브랜드만의 차별점은 오히려 스타일쉐어가 어떤 서비스로부터 시작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스타일쉐어는 스타일 '커뮤니티(Community)'로 시작한 서비스다. 다른 커머스가 대부분 온라인 상품 판매라는 커머스 본질에서 시작되었다면 혹은 커뮤니티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모습 조차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면 스타일쉐어는 아직도 자신의 스타일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서비스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 비록 커머스 도입 후 경쟁이 시작되었지만 커뮤니티라는 이 태생적 특성은 다른 커머스가 가지지 못한 스타일쉐어만의 차별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커뮤니티가 가진 특징들을 조금 더 깊게 고민해 보았고 그것을 외적 특징과 내적 특징으로 나눴다.
외적 특징은 커뮤니티만이 가진 모습에서 아래와 같이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공통의 명확한 관심사
공유를 기반으로 한 소통
이 두 가지 특징은 스타일쉐어라는 브랜드 명과 명확히 일치했다. 스타일쉐어는 10대와 20대 초반 중심으로 '스타일(Style)'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자신의 스타일을 '공유(Share)'하면서 다른 유저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서비스 론칭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다. 어찌 보면 브랜드명에서 이 서비스의 외적 정체성이 또렷이 드러나는 샘이다.
내적 특징은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고 소통하는 그들 안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실리적 목적
감정적 경험
사회적 영향
'실리적 목적'은 이곳을 통해서 내가 부족한 혹은 몰랐던 정보를 획득함을 의미한다. 자동차 커뮤니티는 자동차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그곳에서 구성원들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주목적이 바로 이것이다.
'감정적 경험'이라 함은 커뮤니티 내에서 사람들끼리 소통하면서 그들끼리의 유대감과 소속감이 발생함을 말한다. 많은 오프라인 동호회들이 보통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해서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나 활동하는 것은 이런 감정의 경험에 기반한다.
'사회적 영향'이란 보통 커뮤니티의 크기가 커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특징이다. 즉 규모가 커짐에 따라 그 안에서 그들만의 이념 혹은 문화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커뮤니티를 벗어나 외부 사회로 확산되면서 그곳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이들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특징들을 기반으로 다른 경쟁사와 다르게 이 브랜드만이 줄 수 있는 가치들은 무엇이고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통해 느꼈으면 하는 경험, 즉 스타일쉐어라는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경험은 무엇인지를 도출하게 되는데...
Part 3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