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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Jun 23. 2021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획은 없다

예전의 일이다. 그곳에서는 새로운 연령대의 타깃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었다. 기존의 타깃은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이유였다. 문제는 지금의 타깃과 새로운 연령대의 타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취향이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고객에 맞추려 한다면 기존의 고객들이 이탈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문제는 그곳이 바랬던 것은 이 두 고객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었다. 기존의 고객의 이탈도 없고 새로운 고객도 흡수하고. 새로운 목적도 이루고 싶고 하지만 그것을 위해 과감히 포기해야 할 것을 잃는 것은 주저했었다.  결국 그곳은 서비스 포지션이 애매해지면서 성장이 예전보다 둔화됐다.


이와 정 반대의 경험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맥주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맥주는 어느 음식이나 전반적으로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칭타오는 양꼬치와 그것을 연결시켰다. 분명 내부에서는 이런 반응이 있었을 것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하고도 잘 어울리는데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다른 고기와는 연결 지어 생각하지 않으면 어떡할까. 양꼬치 시장은 다른 육류에 비해 너무 작지 않을까. 하지만 칭타오는 중국 맥주답게 양꼬치에만 집요하게 집중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기보단 뾰족한 하나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과감히 버린 것이다.  결국 이것은 양꼬치를 생각하면 이 맥주가 자동적으로 생각나게 하는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나 역시도 양꼬치를 먹을 때 어떤 맥주와 먹을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이 브랜드이니 말이다. 여기에는 한 연예인의 유행어와 이를 앞세운 광고도 크게 한 몫했다. 이것의 효과로 이 브랜드는 확실히 사람들에게 어필했고 이제 사람들은 양꼬치를 먹을 때뿐이 아닌 다양한 음식에 이 브랜드 맥주를 즐긴다.

  

우리는 크건 작건 무언가를 기획할 때 앞서 언급한 실수를 자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메시지를 선택하면 이런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지 않을까? 저런 방식을 택하면 특정 유저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자신의 기획에 움직여야 하는 사람을 명확히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그것을 명확히 선택했다면 그 외의 타깃의 반응까지 세밀하게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잘못된 기획은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는 기획이다. 이것만큼 두리뭉실하고 차별성 없는 전략도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가는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어찌 보면 모두를 만족시키는 그런 기획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들지도 못할 것이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단 우리가 획득해야  명확한 대상이(그것이 소수라 하더라도) 반응할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데 집중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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