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일
우리 브랜드의 ‘업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쇼핑몰이요? 아뇨, 그것은 업의 형태고요. 왜 이업을 하는지 말할 수 있나요? 업의 정의는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나아가 그것으로 무엇을 이루려 하는지를 의미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라운즈라는 브랜드는 안경 쇼핑몰이지만 이것은 말씀드린 대로 업의 형태고요, 세상 모든 이들이 안경을 구매 하고 쓰는 일이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업으로 정의합니다. 제가 몸담았던 온라인 편집숍 29CM 역시 사람들의 더 나은 선택을 돕는다고 자신의 업을 정의합니다.
업의 정의에 맞추어 라운즈는 앱을 통해 안경을 가상으로 마음껏 써 볼 수 있는 실시간 가상피팅이라는 혁신적 기능을 제공하고, 29CM는 아시다시피 다양한 브랜드를 잘 소개하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합니다. 이렇듯 업의 정의를 내리면 무엇에 집중해서 브랜딩해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브랜딩을 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젠틀몬스터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요. 젠틀몬스터는 국내에 몇 안 되는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입니다. 그들이 전개하는 브랜딩은 ‘과감하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감탄이 나오죠. 젠틀몬스터의 플래그십 스토어, 그들의 룩북이나 캠페인을 보면 단번에 공감하실 거예요. 그 기조는 서브 브랜드인 탬버린즈와 누데이크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죠.
언젠가 젠틀몬스터의 김한국 대표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들의 업을 안경 제조업이 아닌 브랜딩업으로 정의한다는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젠틀몬스터가 과감하게 브랜딩에 투자하는 이유를요. 맥도널드가 자신의 업을 햄버거 비즈니스가 아닌 쇼 비즈니스로 정의한 것도, IBM이 컴퓨터 회사가 아닌 솔루션 회사로 업을 정의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이처럼 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업과 서비스의 방향도, 브랜딩의 방식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업의 정의가 무엇인가요?
이 글은 마음을 움직이는 일(전우성 저, 북스톤)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