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과에 가야할까요

전공을 선택하기 위한 여정

by 블루


[정시 원서 지원 과정에 대해]


기대치 않았던 수능 대박으로 서울대 인문계열 중 어느 학과에 지원해볼까 하는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수시 2차로 연대 자유전공학부에 응시했었는데 제발 불합격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논술을 그렇게 써놓고 양심도 없었다.)


다행히도(?) 수시 2차에서는 불합격을 했고 서울대 정시 원서를 쓸 수 있었다. 지금은 구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서울대 인문계열 정시 지원 구분은 아래와 같았다.


인문대 - 인문1(어문계열), 인문2(역사, 철학계열)

사회대 - 사회과학계열, 인류/지리학과군

경영대 - 경영대학

농생대 - 농경제사회학부

사범대 - 교육학/윤리교육과군, 국어교육, 외국어교육계열, 사회교육계열

생활대 - 소비자아동학부

자유전공학부 - 인문계열



[사범대 진학을 포기했다]


10대 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어떤 학문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분명 교육쪽에 관심이 있었고 원래 제일 가고싶었던 학과는 교육학과였다. 아니면 사회교육계열? 세상 일에 치여 완전히 잊고 살았었다. 내가 하고싶은 게 있었구나!


첫 입시 때 고대 사대 면접에서 데이고 난 후, 나는 입시에 새로운 변수를 추가하고 싶지 않았다. 당시 서울대는 정시전형에 논술도 필수였다. 사범대는 면접까지 필수였다. 논술도 짜증나는데 면접까지 보는 것은 절대로 싫었다. 배우고 싶었던 전공마저 포기할 정도로 서울대 합격이 간절했고 또 그 과정은 지긋지긋해서 결국 사범대 진학은 포기했다.



[소거법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과정]


사범대를 제외하고 나면 별다른 선호가 없으니 차라리 사람들이 선호하는 학과에 가는게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는 거니까.


지금은 더욱 그렇겠지만 당시에도 상경계열은 인문계열 중에서 가장 선호되는 전공이었다. 경사자라고 불리는 경영대학, 사회과학계열(경제), 자유전공학부(경제/경영)가 서울대 인문계열 중 최선호 학과들이었다.


하지만 나의 수능성적은 서울대 최선호 학과들에 지원하기에는 안정적이지 않았다. 서울대는 내신도 어느정도 중요했는데 모의지원을 해보면 내신이 지원자 풀에서 하위권이라서 최선호 학과들은 포기하기로 했다.(경영, 사회과학계열, 자유전공학부 제외)


나는 딱히 농대나 생활대가 싫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실용적인 학문을 더 선호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집에서는 가능하면 농대나 과거 가정대였던 생활대보다는 다른 학과에 지원했으면 했다. 꼭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라서 농경제와 소비자아동도 지원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농경제, 소비자아동 제외)


누군가 나에게 인문계열 중에서 제일 관심이 없고, 못하는 쪽을 꼽아보라고 하면 나는 망설임없이 외국어계열을 꼽을 것이다.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지만 정말 천부적으로 재능이 없다. 국문학도 한문이 필수인 관계로 깔끔하게 인문1은 포기했다. (인문1 제외)



[인문대학을 갈 것인가 사회과학대학을 갈 것인가]


이렇게 치열한 소거법을 통해 살아남은 지원계열이 인문2와 인류/지리학과군이었는데 나는 역사를 싫어해서 전공으로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3사학과를 빼면 이렇게 추려졌다.


인문대 인문2 : 철학과, 종교학과, 미학과, 고고미술사학과

사회대 인류/지리학과군 : 인류학과, 지리학과


지원학과 후보를 추리고 난 후, 결과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학과들이 뭔가 유니크해보였다. 철학과를 제외하면 아마 각 학과들이 있는 대학이 전국에 10개 남짓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추린 후에야 진정한 학과지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전공선택은 2학년 때 하니까 한 번 더 고민할 기회는 있었지만 일단 지원군을 바꿀 수는 없었기때문에 선택을 내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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