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ㅣ왜 이렇게 잘 해줘?
연애를 하면서 나를 공주 대접해 주던 그였다.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부동산 중계사분께서 이야기했다.
“ 둘이 남매에요?”
“네? 아니요~”
“둘이 닮았는데요? ”
“아니~ 저희 신혼부부에요~”
뭔가 기분이 나쁘면서 좋았다.
일산의 탑층아파트를 보고 오며 들은 이야기였다.
그 집은 우리의 신혼집이 되었다.
탁 트인 시야가 좋은 리모델링된 깨끗한 집이었다.
난 고소공포증이 있어 어지러움이 있었지만 차차 적응을 해나갔다.
그는 결혼하기 전 총각 때 쓰던 이불과 몇 가지 짐만 챙겨서 먼저 들어가 살고 있었다.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하고 일만 하던 그는 돈 관리를 안 하고 있었다. 관리는 안 했지만 돈을 별로 쓰지 않았다.
그의 절약하는 씀씀이는 마음에 들었다. 그가 전세로 집을 구하고 집안의 살림살이는 내가 채웠다.
신혼여행을 다녀와 드디어 새집으로 함께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며, 참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하루의 모든 일상을 한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사랑하는 그를 위해서 나는 항상 부엌에서 그를 위한 요리를 했다. 결혼 전 쉬는 동안 요리 수업도 들었었다. 아직은 내가 직장을 다니지 않고 있었으니 고생하는 신랑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고 싶었다.
그의 거친 손을 보며 핸드크림을 발라주며
“오늘도 일하느라 수고했어~ 오빠 손 너무 멋져”
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 주었다.
연애 때 공주 대접을 해준 그가 내 사람이 되었다. 나는 내 사람이 되면 밀당 없이 온전히 내 마음을 표현한다. 밤을 새워서 일하는 그가 안쓰러웠고, 그가 아플 때면 물과 약을 뜯어 그의 손에 직접 주었다. 그는 일만 하면 되었다.
가끔 신혼여행에서 사 온 향긋한 오일로 지쳤을 그에게 마사지를 해주기도 했다.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온 정성을 다해 표현을 해줬다.
주간의 마지막 근무를 하고 오는 날이면, 그를 위해 술안주를 만들어 술상을 대접해 줬다.
감동해 촉촉한 눈망울로 고맙다 하며 맛있게 먹는 그의 모습에 행복했다.
"경순아, 왜 이렇게 잘해줘?"
밀당하던 연애 때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에 놀란듯한 신랑이 나에게 했던 말이다.
결혼해도,
밀당을 했어야 했다는 것을
너무 잘 해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그랬으면 안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