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의사가 환자들에게 보내는 소통의 메세지
이 서평은 저의 주관적 견해로 쓰여진 글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사람과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좋은 책과 만나는 것이 아닐런지. 특히나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은 더욱더 힘들다. 나의 경우, 최근에는 특별한 책을 구입해서 읽은 경험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나의 전공 서적을 읽는 것에 할애하는 시간도 부족한 것이 첫번째 이유이기도 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여가를 또 책을 읽으면서 보낸다 하더라도 나의 시간과 체력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내 이목을 끄는 책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현재 "수의학"을 전공 중이다. 그러니까, 아직 나는 수의학의 이론들을 배워가는 중이고, 그것들을 흡수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이 된다. 배우는 이론들을 종이가 물을 빨아들이듯 거침없이 흡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제 내게는 그런 흡수력이라든가,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수의학"은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그 한 예로 볼 때, CT와 MRI 등의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는 병원들도 끊임없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또 그 장비에 발맞추어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의학"이 처음 발달하기 시작한 곳이 서양이기에 "수의학"도 서양의 의학, 즉 양의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양의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수의학"이지만 항상 "한의학"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전통 의학이 갖고 있는 의학적 "힘"이 과소 평가되고 있는 것에 대해 늘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도 좋다. 어떤 의학이 더 뛰어난 것인가에 대한 가치 판단보다 어느 특별한 증상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학적 방안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접근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던 와중에 #"쑥뜸”으로 환우들을 치료하는 한의사인 "주서영" 원장의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라는 책을 접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선, 책의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꼭 짚어보고 싶은 단어가 있다. 책의 내용에도 자주 등장하는 이 단어의 내용을 되짚어보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고자 했다.
소통
1.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2.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국어사전
이 글을 읽으며 위의 해석이 #"치료"와 어떤 상관이 있을까에 대해서 짐작이 되신다면, 당신은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바와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독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소통”이란 단어는 "저자 주서영 원장"이 늘 임상을 통해서 모색했던 의술의 목표이자 바탕이었기 때문이다. 현대 대한민국의 의학은 "대증요법"에 치우쳐 있는 경향이 크다. 여기서 말하는 "대증요법"이란, 어떤 병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표면적으로 나타난 그 증상을 순간적으로 약이나 시술의 힘으로 강하게 억눌러서 가라앉히는 치료 방법을 뜻한다. "대증요법"이 잘못된 치료 방법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꼭 "대증요법"을 써야 하는 경우에는 "대증요법"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가령, 급한 수술이 필요한 병의 경우, "수술"을 통한 빠른 치료를 하는 것이 옳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우리가 건강한 상태로 오래도록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병증 상태"의 순리적인 치유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가령, "대증요법"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병들, 혹은 "대증요법"을 통해서 치료를 할 경우 더 악화되는 병들의 경우, 우리 몸의 가장 근원적인 바탕에 기인한 "복원력"을 되살리는 치료, 즉 #"복원력"을 이용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의 가장 근원적인 바탕에 기인한 "복원력"을 되살리는 치료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닿는다. 한의학에서도 양의학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치료 방법이 있다는 것을 우선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한의학 에서도 침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라든가 혹은 탕약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는 보편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몸의 "복원력"을 다시금 살리는 치료로서, "쑥뜸"과 "온침"을 제시한다.
"쑥뜸"과 #"온침"은 "침"과 "탕약"에 비해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치료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그 효과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견들도 많다. 뜨거운 매개체를 이용하여 치료를 해야 하기에 화상 등의 부수적인 역효과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에 수반하여 우리의 몸이 복원을 하면서 다시 힘을 찾을 때, 반동되어 나타나는 "호전반응"과 "리바운드"는 대중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호전반응"이나 "리바운드" 등의 어떤 현상들은 "병"이 제대로 치료되어 가는 통과의례에 불과할 뿐, 그것이 더 큰 병을 가져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보기에 심각한 증상들은 오히려 몸이 근본적인 힘을 찾아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작은 치레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속을 보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언제부터인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에 더 집중을 하고 그것을 두려워한다. "대증요법"의 경우 약물이나 어떤 시술의 힘으로 증상을 억눌러버리기에 그 증상이 잠시 주춤하는 것을 "치료"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치료"가 아니라 잠시 "멈춤"에 불과할 뿐, 다시 재발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저자는 이런 "대증요법"을 넘어서는 우리 몸의 "복원력"을 통한 치료를 위해서 지금까지 어떤 대상, 가령 그 것이 "쑥뜸"이든, 아니면 우리가 늘 먹고 마시고 자는 생활에 대한 그 모든 것이든 간에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소통"을 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그리고 옳다고만 여기던 것들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소통이 곧 #사랑이고 #치유다. 무의식 가운데 쌓인 소외감, 미움, 원망, 한들이 유형의 병을 만들기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가슴을 연 소통은 실질적인 치유에 큰 도움이 된다. 거기에 "쑥뜸"의 뜨거움이 기혈을 소통시키니 좋아지지 않을 수가 없다. "쑥뜸"의 소통, #해독, 치유, 복원과 사람들 사이의 소통, 해독, 치유, 복원은 사실상 일맥상통한다 ." -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 p.31
나는 책의 초반에 나오는 이 대목을 사실 가장 가슴에 와닿는 문장으로 꼽는다. 어느 것에 대한 마음을 열고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는 "소통"을 불러오고, 그 "소통"의 힘은 치유를 낳는다. "쑥뜸"은 병든 몸과 마음에 "소통"으로 작용하며 "복원력"을 살려낸다.
내가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밑줄을 쳐가며 읽은 이유는 바로 이 "소통"에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의학이든 더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서로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크게 바라보며 비난하던 "불통"을 해소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을 통해서 나의 전공에도 이런 의학적 "소통"을 적용하고 싶다는 욕심에서였다.
"수의학"의 경우에도 최근 미국에서는 "한방수의학"이라는 학문이 대중화되고 있건만 이 땅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이용한 치료에 오히려 더 미온적인 것은 대한민국이다. 우리의 것을 지켜나가면서 새로움과 접합을 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퓨전"으로의 조화로운 탄생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것과 새로움이 만나기 위해서는 "주서영 원장"이 말하고자 하는 "소통"의 마음이 필요할 것이며, 이 "소통"을 통해서 의학은 한 걸음 더 발전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서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한의학"을 통한 치료가 대한민국에서는 오히려 비과학적이라거나 오랜 시간이 걸려서 치료가 힘들다는 식으로 가치 절하된 것도 너무나 안타깝다. 병의 근원을 바라보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서 "복원력"을 깨우는 것은 어쩌면 가장 필수적인 의료가 될 수도 있다.
저자가 열린 마음을 갖고 먼저 "소통"의 손을 내민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오로지, 몸의 복원력을 되살리기 위한 "쑥뜸"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는 "대증요법"을 포함한 그 모든 치료들이 다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 존중 속에 우리가 그동안 멀리 바라보았던 "쑥뜸"과 "소통"의 치료를 더하면 많은 병에 근원적으로 다가설 수 있고, 그 결과 고통을 받는 환우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최근, 대한민국 수의학에도 조금씩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관심은 지극히 한정적인 영역에 불과하다. 그 한정적인 영역에서라도 우리의 전통의학으로 "반려동물"의 질병을 향한 접근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에 더해 현재까지의 "한의학적" 접근을 넘어서서, 조금 더 "소통"의 마음으로 "수의학"과 "한의학"의 접점이 생성될 수 있다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반려동물" 가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읽는 내내 설레었다.
꼭 "쑥뜸"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떤 것을 새로이 바라보고 그 것을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면, 그래서 그 가치를 재평가 할 수 있다면 그 것은 엄청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한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의 "전통의학"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통하여, 저자가 가진 "확신"을 입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싸워왔을 그 노력이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전문적인 "의학서적"은 아니다. 하지만 또한 전문적인 "의학서적"이다. 어렵고 복잡한 의학 용어에서 벗어나서 편하게 읽어도 무방하다. 또한 의학적으로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 독자라면 밑줄을 치며 생각하며 읽기에도 충분히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그 어떤 것이든 중요한 것은 저자가 끊임없이 이야기한 그것, "소통"의 힘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어떤 지식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오롯이 소화하기까지 필요한 첫 번째 조건, 그것도 바로 저자가 말하는 "소통"의 힘이 아닐까 한다.
2021년 4월 9일,
Written by 고대윤
오랜만에, 진실된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내게 진실된 책이라는 의미는 내 시간을 허락하여 읽어도 가슴에 뿌듯함이 가득 남는 책을 말한다.
수의학은 한 때, 동물들을 치료한다 하여 "의학"에 속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공을 하며 공부하는 내내 숨가쁘게 발전하는 수의학의 오늘을 본다. 수의학의 목표는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통하여 인류에 이바지한다."라는 것이다. 아닌듯하지만, 한자 한자를 되풀이해서 읽어보면 그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그에 비례해서 "반려동물"의 치료를 위해서 쓰여지는 비용도 증가한다. 비용이 증가한다고 해서 의료적 질이 비례해서 나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 때로는 사람과 의사 소통을 할 수 없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사람에 비해 의료비가 과잉으로 청구되는 것도 자주 목격하고는 한다. 그렇다면, 그만큼 "반려동물"에게도 그에 합당한 치료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반려동물"의 병에도 조금 더 이상적인 치료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큰 "수술"을 통한 치료 등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들의 병에도 근원적인 접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환자를 의사로 만들기"는 사람을 위한 의학서적이지만 보다 나은 수의학을 지향하는 나이기에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생했을 저자의 뜻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
"소통이 곧 사랑이고 치유이다."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소통"을 통한 의료가 행해진다면 그 어떤 질병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무모한 자신감까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