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가지 않고도,
공부 잘할 수 있는 법 (1)

40년 가까이 공부하며 느낀 것들

by 고대윤

공부를 40여 년간 해왔다. 어렸을 적, 남들보다 더 빨리 한글을 배웠고, 구구단을 달달 암기했으며, 초등학교 때 이미 중학생들의 문제를 풀었다. 한 때는 나를 보고 신동이라고 했으며, 150이 넘는 아이큐를 가리켜 이 아이는 아이큐만큼 잘 성장할 것이라고 주위에서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방황을 하기 시작했고, 고교시절에는 주변을 겉도는 자퇴 권고 생이었으며, 20대에는 가장 친한 친구들이 나를 보고 비웃는 동시에, 부모님들께서도 포기한 인생의 끄트머리 낙오자였다.


놀랍게도 이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공교육이라 불리는 학교와 나의 부모님이었다.




20대 중반,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사고가 있었고, 나는 몸의 한가운데를 가르는 허리 수술을 했다. 지금도 움푹 들어가 있는 그 자리를 만질 때면, 서늘한 느낌이 올라온다. 수술실을 들어가기 전, 벌벌 떨던 모습들, 이끼리 부딪치던 소리들이 선하다. 수술을 마치고 나와서 고통을 참으려고 턱이 부서져라 악물었던 순간들, 그리고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고서도 일어서지 못했던 시간들이 지나가고, 나는 삶을 다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비록, 내 인생 아주 어린 시절의 "화양연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 남부럽지 않게,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얼굴을 내밀고 살아보자고 결심을 했다. 침대 끄트머리에 바듯이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서 "살아야겠다."라고 말했던 것은, 정말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야겠다는 내 다짐이었다.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그리고 수험생, 학생이라면 누구나 다 희망하는 대학이 있을 것이다. "서울대, 연대, 고대" 아니면 원하는 학과가 있을 것이다. "의대, 치의대..."

나는 솔직히 "의대", "치의대"에 입학하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는 "수의학과" 4학년으로 국시를 앞두고 있는 현재 수의대생이다.


어떤 분들은 "수의대생이 뭔 말이 많아??"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수의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어려우며,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사자 혹은 수험생의 부모가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막상 수험생이 되어보면 그것이 상당히, 아니 아주 많이 높은 벽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는 "수시"다 무슨무슨 "전형"이다, 여러 가지 방법, 즉 수능이 아닌 방법으로 입학을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수능 하나 깡으로 입학한 사람으로, 인생 패배자의 길에서 다시 보통의 삶 속으로 살아 나올 수 있었던 방법을 말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부디 이 몇 편의 글이 나와 같이 방황을 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대한민국 학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학부형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강남 8 학군, 땅값 비싼 곳에 있는 학교가 아니면 좋은 대학 못 갈까??


냉정하게 대답하길 바라는가?? 아니면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답을 원하는가?? 냉정하게 말하면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없어질 것이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말하면 아마도 뻔한 대답이라고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맞다, 답은 그렇지만 꼭 그렇지도 아니하다, 이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이야기해 주겠다.


대치동으로 대별되는 강남 8 학군의 학생들이 좋은 대학, 좋은 과에 진학하는 이유는 터가 좋아서?? 아니다. 어차피, 오래전 강남은 뻘밭이었다. 뻘밭이 계발되면서 강남으로 시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서 정부에서 편의 시설 및 여러 가지 시설들을 집중시키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흥 부자들이 그곳에 대거 몰리면서 8 학군이라는 도통 신기한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결국, 신흥 부자들은 자신들의 자녀들이 자신들처럼 좋은 조건에서 삶을 누리기를 바랐고, 그 결과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학구열이었다. 이 학구열은 다른 지역보다 높아서 좋은 대학, 좋은 과 진학률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뒤로 강남 8 학군, 대치동이라는 단어들이 지방에까지 내려오면서 그들의 많은 것을 따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8 학군의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철저한 시간 싸움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서조차도 그 시간 싸움을 철저히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필요 없는 것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학교는 그 싸움의 맨 뒤에 서서 학생들을 밀어준다.


반면, 지방의 학교는 그런 것이 없다. 대부분의 지방의 학교는 느슨함과 나태함이 교무실을 비롯한 여러 곳에 가득 채워져 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발끈하실 여러 교사분들이 있겠지만, 자신 있게 가슴에 손을 얹고, 아이들이 푸는 대학 수학 능력 시험 문제를 같은 시간 동안 풀어서 만점을 맞으실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라. 맞다.

아이들은 선생님들도 하기 힘든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학교는 한 편으로는 성공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 필요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학교 교무실 문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학부모의 자제에게 좋은 생기부를 작성해주는 정도이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특이한 점 하나는 강남이 아니라도, 꼭 부유한 부모가 아니더라도 우등생은 있기 마련이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여 훌륭한 성인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학교가 중요하지만 꼭 모든 것이 학교에 의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하나를 집고 넘어가야 한다. 학교만의 교육으로 충분할 것인가?? 학교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학교 학습 이외의 과외 학습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 등... 나는 그런 것에 말해보려고 한다.


2. 학교 생활, 아이가 평상시에 하는 말을 듣자. (혹은 부모님께 학교에 대해 대화를 자주 하자.)


나는 학교 운이 별로 없는 편이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주변이 이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도 학교였다. 내가 한 때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인간들 중에는 미친놈들이 많았다. 한 때는 내가 교도소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학교를 다니는 것인지 갸우뚱할 때도 많았으며, 선생이라 불리는 자들이 과연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서 저렇게 폭력을 행사하는지, 아니면 자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저레 행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했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시기는 정말 민감한 시기다. 그 시기에는 모든 것들이 다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의 교우관계 혹은 선생님과의 관계 하나하나도 모두 다 조심스럽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대다수의 어른들은 넘어갈 때도 있다. 우리 아이가 너무 예민해서라든가, 아니면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하는 일은 다 옳다는 식의 생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그렇지 않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교사가 아니라 악마에 가까운 인간들도 수없이 많다. 그리고 가정 형편에 따라 학생들의 급을 나누고 그 급에 따라 학생들을 대해주는 쓰레기들도 있다.


다른 한 사례는 무차별 폭행도 있다. 최근에는 그런 폭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무차별 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묵직한 회초리로 목을 수십대를 구타당한다거나, 이유 없이 구 뺨을 맞는다거나 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했고 심지어 남학생인데도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여러 가지 체벌을 행하는 자도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금은 그 사례가 적어졌다고 해서 '이 것은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동요를 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아무런 이유 없이 교사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아이는 학교에서 정말 죽을 맛일 것이다. 그리고, 정말 학교에 가기 싫을 것이고 그렇게 아이는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린다.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 아이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설마, 설마 하다가는 그 시기를 놓치고 나처럼 등교를 거부하는 불량학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이 문제들이다.


아이들은 민감하다.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든든한 보호막이나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만약, 그 역할을 부모님이 하지 않으면 아이는 누구를 믿겠는가?? 친구를 믿겠는가?? 아니면 교사를 믿겠는가?? 하나만 기억하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은 이미 타인이다.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시라. 그러면, 나처럼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학교 교육은 말 그대로 공교육이다. 공교육은 많은 대상을 놓고 가르치기에 내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가 어렵다. 그런 사이를 비집고 학교 폭력과 교사들과의 마찰이 빚어진다. 모든 것이 잘 굴러간다고 생각하는 그때가 한 번쯤 아이의 주변을 살펴봐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


앞서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학교 부적응자, 사회 부적응자가 된 것의 가장 큰 원인을 학교가 제공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내 성격이 까다로워서, 내가 삐뚤어져서라는 말로 일관했고, 나의 부모는 오히려 나를 믿어주지 않았다. 부모가 믿어주지 않는 아이는 그 자체로 이미 죽은 아이나 다름없다. 이미 자아를 상실한 아이가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내가 첫 번째로 제시하는 것은 좋은 학군이나 좋은 곳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가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 역시 부모를 믿고 기댈 수 있는 믿음이다. 우선, 이 믿음이 형성이 되면 첫 번째 단추는 잘 궤어진 것이다. 강남이나 대치동의 아이들은 이런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들에게는 돈이 있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아이들도 타 지역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나의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래 이야기는 내 실제 경험담이다. 읽어보시면 내가 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더 충격적인 사실은 나를 그렇게나 구타하고 못 살게 굴었던 선생은 지금 나의 모교에서 교장을 하고 있다. 놀랍지 않은가?? 모든 것은 아닌 것인 양 감춰줘 있을 뿐이다. 조금만 더 눈을 크게 뜨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대치동에 가지 못하는 대신 해야 할 일이다.



나의 학창 시절 두 이야기를 올린다.


https://brunch.co.kr/@likethat08/62

https://brunch.co.kr/@likethat08/88


2022-02-12


커버 이미지: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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