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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Aug 02. 2023

책으로요?? 아님 사진으로요??
돈 못 벌어요...

세상 그리고 나, 소통

사람들은 뭔가 자신을 내세울 것을 끊임없이 찾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이름이 쓰인 명함 앞에 그럴싸한 무엇인가가 쓰여있기를 바라는 것이죠. 가령, 변호사 누구누구, 혹은 작가 누구누구 말이죠. 명함에 관심이 많던 어릴 적 제 친구 한 놈은 학교에서 학생회 활동을 한다고 글쎄 명함을 파가지고 다니며 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당연히 자신의 이름 앞에 무엇인가 붙이기를 바라겠죠. 특히, 사진가라던가, 사진작가라던가 하는 단어를 붙이기를 갈망할 것입니다. 나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제 입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호칭을 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진가"나 "사진작가"라는 단어들은 잘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책도(비록 전자책이지만) 출간을 하고, 정식으로 등단도 했으니 "사진작가"라는 단어쯤은 괜찮지 않냐고 그렇더군요. 과연 그럴까요?? 그렇다면 이제 조금 창피해도 자주 써보려고요. :)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과연 "작가"나 "사진작가"의 수입이 자신의 명함 앞에 붙이려고 노력하는 단어만큼 풍성할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저와 제가 봐 온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에 조금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사진작가" 타이틀을 붙이려면, "인스타"나 웬만한 사진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스스로 붙이거나 지인이 붙여주는 것은 좀 우습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에만 가도 "수십만 명"이 넘는 사진작가가 있지만 그들이 전부 사진으로 어떤 경제적 대가를 얻거나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누군가 여자 모델 사진을 좀 잘 찍는다고, 이름 앞에 "사진작가"라는 단어를 붙여주기 시작합니다. 그럼 이때부터는 진짜 작가가 되고 싶은 거예요.


이제 진짜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데 방법이 너무 많습니다. 개인전을 하느냐, 아니면 단체전을 몇 번 하느냐, 아니면 책을 출간하느냐 등, 너무나도 방법이 많죠. 자신에 따라 하나를 통해서 등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저는 책으로 시작을 했는데, 전자책으로 출간을 했습니다. 조금 운이 좋아서 일찍 출판할 기회를 얻은 케이스였습니다. 반면 아직 전시회는 하지 못했는데, 수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개인전에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여하튼 그렇게 전시회를 하든 책을 출간을 하든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전시회를 했으면 작품이 팔려야 하고, 책을 냈으면 책이 팔려야 하는데, 이게 참 막막한 일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거의 못 팔았습니다. 창피한 일이지만 책 판매량이 거의 없었어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다큐멘터리 사진이었고요. 그리고 광고나 홍보도 없었고요. 그래서 제 책은 그냥 사장되다시피 했습니다. 


책 속의 사진들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 장, 한 장 심의를 기울여 찍은 사진이었지만, 역시 이런 사진들을 선호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 관계로 많은 분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연한 말씀이지만, 책을 많이 판매하시려면 다양한 판매 루트를 확보하시고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자책 같은 것은 그냥 사장되어 버리고, 종이로 책을 출판해도 구석 책꽂이에 꼽힌 채로 그대로 먼지만 얹히는 신세가 될 겁니다. 


작가로서, 사진가로서 돈을 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름은 들어본 사진작가들처럼 혹은 상업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분들처럼 어떤 이익 관계등이 얽혀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한 번 출간해 보고 지금은 고민 중에 있습니다.


과연 두 번째 책을 출간할까. 에 대한 고민이죠. 조금 더 신경 쓰고 주제에 충실하다 보면 책의 판매는 더 활발할 수도 있겠지만 저의 생각에는 그래도 또 사장될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진정한 작가가 되려면 출판이나 전시회를 해야 하겠죠. 그러면 이름 앞에 떳떳하게 작가 누구입니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책을 만든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찍은 사진들과 글들이 사장되는 아픔도 맛보실 수도 있고요. 그렇다 보면 그다음 책에 대한 욕구가 전혀 생기시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는 사진작가라고 불리시고 싶은 분들에게, 깊은 생각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단지 명함 앞에 사진작가라는 단어를 새겼다고 당장 김중만이나 조세현, 배병우 등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리고 그 뒤에서 겪는 감정의 씁쓸함은 더 크기에 말이죠.


딱히 작가라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잖아요. 열정적으로 찍으시고 열정적으로 또 공부하시면, 차라리 웬만한 사진작가보다 훨씬 더 낫지 않을까요. 


책으로?? 아니면 사진으로?? 돈 벌 수 있을까요?? 에 대한 질문...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글쎄요..."가 될 것 같네요. 하지만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찍으시던 사진 열심히 찍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노력은 세상을 다 감동시키니까요. 그럼 파이팅입니다!!!


2023년 8월 2일


Photo/Written By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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