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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Feb 08. 2024

난 말여, 정말로 평범하게
살고 싶은겨...

평범함은 어렵다.

내 고향 옆 동네를 배경으로 한 "소년시대"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드라마의 배경이 된 공간에 대한 공감도 주인공을 비롯한 출연인물들의 특징들도 드라마를 제작하신 분들이 참 많이 신경을 썼다는 생각을 하게 핟다.


이쯤에서 한다면,

"난 말여~~!!이 소년시대가 증말로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라고 생각햐~~" , 추임새는 각자 넣으시면서 읽으시라.




우리의 "븅태"는 진짜 리얼 "븅태"이다. 이 인물은 전형적인 보통 평범한, 아니다. 평범함이라기보다도 약자의 전형적인 인물상인데, 이 인물상에는 특징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위에 세대부터 전형적인 약자라는 것이다. 이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증거다. 


가령, 아버지의 직업이 기가 막히다. 행위예술가이다. 말이 좋아 행위예술가이지, 3류 캬바레에서 사모님들 손잡아주다가 밤이면 야반도주해야 하는 인생의 앞날이라고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 나약하고 파렴치한 종자다.

븅태의 나약함 속에는 자신의 집안이 한없이 가난하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내재되어 있다. 어느 날, 출근하는 어머니의 스타킹 한쪽에 난 구멍을 바라보는 것으로 그것을 대신한다.


결국, 븅태의 약함은 위에서부터 내려온 결정론적 요인이자 자신이 선택한 자발론적 요인으로 인하여 더할 나위 없이 약한 존재이다. 이런 존재는 어떻게 나아질 수 있을까.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학교 교내 폭력은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 비견할만했다. 조금 약하면 잡아먹히고, 조금 강하면 인정받는 더러운 세상, 그곳이 학교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븅태같은 존재는 힘을 갖기가 어렵다.


보통 힘을 갖으려면 세 가지 중 하나가 손에 있어야 하는데 그중 하나는 강력한 주먹, 이 것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부터 갖고 온 명성이나 가령, 온양백호 같은, 소문이 있어야 한다. 다른 것을 찾아보자면 학교 선생님들의 무한한 애정, 결국, 우리 학교의 보배니까 너는 우리가 지킨다라는 애정 등이 듬뿍 담긴 보호말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든든한 집안의 백. 교무실을 매일 같이 드나들어 교무실 문턱이 닳아 없어질 정도의 집안의 관심이 있다면 아무리 븅태라도 평범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이 것은 각자 하나씩을 맥시먹으로 봤을 때를 이야기하고, 따로 봤을 때 교집합 적으로 조금씩 존재한다면 그 힘은 미약하고 의미가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나다.




그렇다면 우리의 븅태가 평범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영영 없을 것일까나.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없다. 븅태가 청룡이 되어서 부여 전체를 다 쓸어버렸듯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 외의 방법이 있다면 공부를 잘하게 되는 법이다.


나는 공부를 잘하다가 성적이 떨어져 버린 축에 속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나를 감싸고 있던 교사들의 보호막이 한 번에 걷히고 공기 중의 바이러스에 내가 노출이 되듯이 노출이 되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학교를 다닐 때의 평범함은 어쩌면 평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많은 것을 좌지우지한다. 븅태 정도의 트라우마는 븅태가 청룡이 되었다 하더라도 평생을 좌지우지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많은 일들에 대해서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어쩌면 어른 세대가 갖고 있는 비겁함의 정점일지도 모른다.


븅태는 생각보다 용감한 학생이자 전투가이다. 그 정도의 폭력을 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학교를 계속해서 다녔다는 것은 보통의 용기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븅태가 택한 평범함을 위한 노력 또한 폭력이었지만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평범하게 살기란 그 어느 곳에서든 쉽지 않다. 문득 소년시대로 다시 본 학창 시절에서 나의 과거가 겹쳐진 것은 왜인지. 그리고 그 평범한 일상 하나가 매일을 힘든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커버이미지 위키피디아 소년시대

Written by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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