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팔아서 스타드렌 운영하는 아르테미스 그룹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21년 4월 갑부 스포츠 구단주 순위(순자산 규모 기준)를 발표했다. 그런데 우리가 많이 아는 이름이 아닌 생소한 이름이 있다. 물론 국부 펀드나 투자청 이름으로 투자한 파리생제르맹이나 맨체스터시티 구단주가 제외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전에도 한 번 소개했던 인물, 프랑스 리그앙 소속 스타드렌을 소유한 아르테미스 그룹이다. 프랑수아 피노 창업자와 그의 아들 프랑수아 앙리 피노 현 회장이 지닌 순자산 규모는 아르테미스 그룹 통합 자산은 300억 유로(약 39조 원)에 달한다.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프랑수아 피노 창업자는 최근 황의조와 같은 검색어에 걸리기도 했다. 지롱댕드보르도 대주주가 갑자기 떠나면서 새 주인을 찾고 있을 때, 앙리 피노 창업자가 보르도그랑크뤼연합이 팀을 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창업자 앙리 피노는 현재 아르테미스 그룹에선 물러났으나 흔히 보르도 5대 샤토라고 하는 샤토 라투르는 계속 운영하고 있다. 이 샤토 라투르는 만화 신의 물방울에도 나오는 와이너리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면 되겠다.
프랑수아 피노는 매우 입지전적인 인물인데,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 태어나 가난하게 살다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아버지 목재상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27세에 창업한 후 지금은 프랑스 최대 재벌이 됐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무엇보다 아르테미스 그룹이 궁금한 건 그들이 지닌 엄청난 기업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기업이 보유한 회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케링 그룹(1963년 창업)이다. 케링 그룹은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케링 그룹은 구찌,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브리오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저도 발렌시아가 인기는 직접 목격했다. 발렌시아가가 80만원짜리 축구화를 매장에 내놓아서 여기저기 묻다가 발렌시아가는 너무 잘 팔려서 광고도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그 축구화는 회장님과 창업주가 축구화를 좋아해서 발렌시아가에서 만든 걸로 생각했는데, 아재 마인드였다. 축구화를 모티브로 하는 패션 소품은 많았고, 그것도 디자이너가 예뻐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혀 축구화 기능은 없다고 한다.
아르테미스 그룹은 푸마와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피노 가문의 컬렉션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하다. 20세기와 21세기 작품 5천점 이상. 그래서 아들도 미술 애호가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화제 후 1억 유로 기부했다. 이에 자극 받은 루이비통 회장도 이어서 기부했다. 둘은 엄청난 라이벌이다.
그런데 이 막대한 부를 소유한 아르테미스 그룹은 축구단은 매우 강하게 키우고 있다. 1998년, 현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 아르테미스 그룹 회장은 고향 팀인 렌 구단을 인수하면서 원래 팀이 가진 유년 정책을 더 강화했다.
스타드렌 유스시스템에서 키워낸 선수로 프로팀 50%를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구단 예산에 10%를 유스시스템에 투자했다. 스타드렌은 이런 투자로 수 차례(2006, 2007, 2008, 2010, 2011, 2021) 프랑스축구협회가 선정한 최고의 유스시스템을 지닌 구단이 됐다.
프랑스 대표팀에도 들어갔던 실뱅 윌토르, 미카엘 실베스트르, 우스만 다보, 앙토니 레베이에르. 최근 황의조와 함께 뛰는, 한때는 제2의 앙리라 불렸던 지미 브리앙도 렌 출신이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팀을 운영하면서 2010년대 후반에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적료 1천억원이 넘는 10대 괴물 선수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우스만 뎀벨레는 렌 유니폼을 입고 만 18세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도르트문트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갈 때 이적료가 1억 500만 유로(약 1400억 원)이나 됐다. 최근에는 만 17세 11개월에 프랑스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를 키워냈다.
여러분이 지금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알렉산더 맥퀸을 구매했다면, 바로 스타드렌 군자금을 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나도 열심히 벌어서 렌 군자금을 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