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차오른 것들]

‘아무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피어오른 감정의 이야기’

by 사막의 소금




모두 하얗게 타버려

이제 누구에게도 마음을 내어줄 수 없다고,

찾아와 손 내미는 이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텅 빈 우물을 보여준다.


찾는 이는 있지만

한참 전부터 주인은 사라진 듯한 그 물가는

늘 조용했고,

잔잔함만 오래 머물렀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아무도 모르게

돌 하나가 퐁당—

가벼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 작은 울림이

생각보다 따뜻해

내 안에서 천천히 번졌다.

맑고, 청아했고,

잊고 지냈던 달콤함이었다.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소리에

놀란 가슴은 잠시 멈추었다가

이것이 내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남기고 간 것인지

분간도 하지 못한 채 빠져들었다.


낯설지만 이상하게 익숙한 간지러움은

음식 맛조차 잊게 만들 만큼 강했고,

내 주변을 천천히,

그러다 어느 순간 온통 채워버렸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불규칙하게 뛰어오르는 가슴이

볼을 가볍게 데우며 말한다.

조금만 더 들어오라고.


그 뜨거움이

오랫동안 식어 있던 하얀 재 틈에서

천천히, 그러나 또렷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예전보다 더 깊은,

더 단단한 색으로.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