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떠밀던 사람]

‘끝까지 나를 다그치던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by 사막의 소금



누가 파놓은 구덩이에

툭 떨어지듯

예고 없이 떨궈진 손이

한동안 기운을 차리지 못한다


아무리 힘을 주려 해 봐도

어떤 것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머리와 몸이 서로를 밀어내고

마음은 그 사이에 서서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 채 멈춘다


평온하기만 하던 삶에

이변이라도 생긴 것처럼

기분에 따라 살지 않는 나는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이상하다는 듯 바라본다


억지로 등을 떠밀어 나선 길에서

되돌아오기까지 며칠

그제야 알았다

그날 내 마음이 느꼈던 압박을

내가 끝내 헤아려주지 못했음을


쉴 틈 없이 주어지는 숙제들

만족은 늘 다음으로 미뤄지고

감정은 규정 위반처럼 다뤄진다

나약함을 혐오하는 머리는

몸과 마음이 함께 파업에 나서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얼마나 미련하고

얼마나 안쓰러운가


아우성을 지르고

띠를 둘러서야

걸음을 멈추는 이는

자기 홀로 주인인 줄 알고

늘 다그치며 등을 떠민다


이미 충분한데

이제 쉬어도 되는데

지금껏 잘해왔는데

그래도, 괜찮은데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