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하나에 겹겹이 쌓인 시간과, 전하지 못한 마음에 대하여‘
나란히 잡고 있던 손이 스쳐
순간의 낯섦에 몸을 사렸다
문득 돌아본 곳에서 마주한
겹겹이 내려앉은 지난 세월과 땀이
마음과 눈에 꽂혀버렸다
뜨거운 해 아래에서 당신은
수없이 이마의 땀을 훔치면서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한 번 더 몸을 일으켰겠지
지금도
지친 어깨를 작은 보호막 삼아
자신보다 더 커져버린 아들을
여전히 품 안에 두듯
다정하고 조용히 지켜내고 있듯이
말없이 지나온 날들이
손마디마다 남아
가늘어졌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그 손이 있었다
그래서 문득 나는
말이 짧아 늘 엄마와의 통화 속
전화기 너머로만
한두 마디를 보태던
나의 굳은 손을 떠올렸고
괜스레 코끝이 시큰해지는 걸
이 낯선 손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애써 덮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