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고 있다고 생각했던 너의 길”
생각해 보면, 서로를 알기 시작할 때부터 넌 그랬다.
좋은 노래라며 건네준 네 노래는
이해할 수 없는, 나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지만
혹시라도 네 마음이 조금쯤 담겨 있지는 않을까,
네 마음을 닮은 조각은 없을까
나는 참 열심히도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찾은 보물이
어딘가 나와 비슷하게 반짝이는 것 같아서
아무 말 없이 품 안에 넣어두었다.
그러다 네가
내 노래를 듣고 싶다고 물으면
가장 내 마음을 닮았으면서도
들키지 않을 노래를 골라 보여주었다.
그 순간 너는 무엇을 보았을까.
괜스레 볼이 붉어지기도 했는데.
그런 내 마음을 모르는 듯
너는 너무 조용해서
잠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의 시작은
네 눈빛과 온도, 손짓이었지만
이상하리만큼 나는
종종걸음으로 앞서 뛰어갔다가
불현듯 멈춰
기약 없이 서 있어야 했다.
속도도, 방향도 모른 채로.
그래도 처음을 열어준 사람이 너였으니까.
그게 네 삶에서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알수록
나는 나를 더 다독이며
너라는 길을 걸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알겠더라.
나는 너라는 길을 걷고 있는데
너 또한 너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서로의 길에 초대되어
함께 걷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내 길에는
적막과 어둠만
조용히 쌓이고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