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만큼 아이들도 학교에서 치열한 인생을 산다. 구구단을 새로 외워야 할 때, 도형을 회전시켜야 할 때,
음악 줄넘기를 배울 때, 배구공을 튕겨야 할 때.. 매일이 새로운 과업수행의 연속이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생기부를 채우기 위해 아이들은 예비 취준생이 된다. 남들보다 특별한, 나만의 역량을 표현하는 일은 마냥 즐거워도 모자랄 청소년들을 고되게 만든다.
큰 딸이 초4 때, 모둠활동이 힘들다며 집에 와서 울어댔다. 한옥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를 하는데 모둠원 한 아이가 한옥기와에 갑자기 이상한 스티커를 붙여댔단다. 중1 때는 컵타를 연주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회의도 하지 않고, 박자도 맞지 않아 힘들어했다.
결과물이 좋지 않아도 괜찮아.
그 일이 지금이야 커보이지만, 넘어서면 고작 돌멩이야.
아이는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만 한다.
둘째가 똑같이 중1이 되어 또 컵타 때문에 운다.
-그놈의 컵타
날 닮아서인지 스트레스를 받아 밥도 안 먹고, "몰라"병에 걸렸다. 같은 고민을 언니에게 이야기했을 때 큰 아이가 말한다.
그거 못해도 괜찮아. 결국 지나가게 돼.
엄마의 백 마디 말보다 언니의 한마디에 힘을 얻었다. 그리고 컵타평가가 끝났을 때 둘째는 입맛을 찾았다.
새벽까지 연습한 스스로가 대견했는지 자신이 어디까지 애썼는지 술술 읊어대기 시작한다.
나는 노력을 칭찬하며 안아줬다. 그새 살이 빠졌나, 날개뼈가 만져졌다.
아니~ 우리 애가 천사였구나. 날개가 만져지네
민망한지 방으로 후다닥 도망간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속상해 돌아오면 세뇌시키듯 해주는 말이 있다.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한 연습이야. 그러니 꼭 그 안에서 교훈을 얻도록 해.
내가 할 일은 좋은 어른으로 키워내는 것.
아이들이 좋은 사회구성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