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겨짚기 선수들

by 인복천재

참으로 이상하다. '아'라고 말을 했는데 '어'도 아니고, '우'가 되기도 하고 '똥'이 되기도 한다. 여초집단에 있어 그런 것인지, 아니면 모든 직장생활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지 않은 말이 돌고, 별거 아닌 행동들도 트집 잡혀 힘들어하는 직원들을 왕왕 본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몇 년 전, 이직했던 회사에는 이제 막 사회에 나온 20대 삐약이 청년들이 기간제로 여럿 일하고 있었다. '우리 딸도 곧 있으면 이렇게 일하겠지?'라는 생각에 그 청년들이 마냥 예뻤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고, 이것저것 몇 번 도왔더니 곧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다. 어느 날, 팀장 놈이 불렀다. 이때부터 놈이 되었던 거 같다.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세요. 선생님 같이 영향력이 큰 사람은 초반에 눌러줘야 해요.


무슨 소리인가 싶어 들어보니, 내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무리를 형성해서, 자칫 미래 반역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되어버린 모양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개떡 같은 소리를 참 아름답게도 했는데, 그때는 상사가 하는 말이라 한동안 출근 때마다 울어댔다.

인사이동으로 새로 오는 사람이 어색할까 봐 살갑게 대하면 나는 정치를 위해 줄을 서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어떤 직원은 나를 위해 말해주는 거라며 어느 줄에 서야 하는지를 귀띔해 주기도 했다. 일을 하러 갔는지, 정치를 하러 갔는지 모를 직장 생활이었다.




가끔 시신경도 꼬이고, 청신경도 꼬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고는 하지만 지나친 곡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생각이라 하는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화시키기도 니까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전보다 때가 탔는지, 아니면 아무리 좋게 말해도 아서 듣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런 것인지.. 비슷한 일이 생기면,

달팽이관이 꼬여서 그래.

하고 넘기는 기술을 습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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