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빠 책상에 가면 사랑방캔디통 안에 동전이 가득했다. 슬며시 500원짜리를 하나 꺼내 나의 최애 아이스크림 대롱대롱을 사 먹고 다녔다. 100원짜리 5개보다 500원짜리 한 개를 가져가는 게 티가 덜날 거라고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티 나는 일이었는데 용감도 했다.
500원짜리가 줄어든 느낌인데?
- 윽...
그 후로 대롱대롱을 잊지 못해 범행을 더 해보려다 양심에 찔려 그만뒀다.
추상적 사고가 가능해지면 상상력이라는 게 폭발하게 되고, 거짓말 기술도 덩달아 상승한다.
머리 굴러가는 소리, 눈동자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딱이다. 아이의 눈만 봐도 생각 굴러가는 소리가 참말로 들린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신의 잘못을 둘러대기 위해 거짓말이라는 방어기제를 가져다 쓰는 것을 보면 회피는 본능 중에 하나인가도 싶다.
진실함을 지켜내며 사회생활을 한다는 건 굉장히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언제나 말조심을 하려 하지만 조직생활을 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껴있다 보면 소신을 지키며 산다는 게 꽤나 어렵다.
그래서 가끔 어려움에 회피본능이 꿈틀거리고, 내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질 때면 항상 생각한다.
괜찮아. 생각만큼 큰일이 나지 않아.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부끄럽지 않은 내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