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장르 중에 스릴러를 특히 좋아한다. 긴장감을 느끼면서 예측도 해보고, 결말이 생각처럼 흘러갈 때는 나름 쾌감도 있었다. 반전이 생길 때면 그 여운에 한참을 대화했다.
몇 년 전부터는 영화기호가 달라진 걸 느낀다. 언젠가부터 내용을 아는 영화들이 좋아졌고, 아역배우가 울고 무서워하는 연기들은 보고 싶지 않아 피하기도 한다. 호러를 볼라치면 긴장감 때문에 영화가 끝나면 어김없이 진이 빠졌다. 잠시잠깐 힐링을 위해 영화를 본다는 의미가 무색해졌다.
같은 걸 보면 안 지겨워?
보고 또 보면 안 보였던 배우들 표정이 보이기도 하고, 때론 그 장면의 다른 이유가 찾아지기도 했다. 재미는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사람들은 정서적 공감지수가 높은 사람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미스어스 한국대표 최미나수는 세계평화와 기후변화대응을 말하는 뻔한 이야기 속에 공감의 의미를 더해 찬사를 받았다. 세상의 문제들은 결국 공감능력이 있어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공감도 에너지가 많이 꽤 많이 소모되는 것인지, 요즘 난 아기와 동물영상을 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 막장이라 소문난 시리즈는 의도적으로 보지 않고, 날 선 말투와 부정적인 대화와는 일부러 멀어지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지금 난 무해한 대화가 필요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