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에서 꽤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삶을 살았으니, 내 이야기로 언젠가 디지털 책이라도 한 권 내놓고 싶다는 소망을 여기저기 내비치고 다녔었다. 한글문서에 써볼까 하다가, 간소하게 글쓰기에만 집중되어 있는 브런치 서랍에 내 이야기 몇 편을 담아놨다. 1트에 운 좋게 통과되고, 그러다 재미가 들려 보름도 되지 않아 나는 12편을 올렸다. 짧게 써서 썩 어렵지는 않았다. 12편의 글이 조회수가 400이 넘어가니 재미도 있었다.
브런치에 글 쓴걸 최측근 지인에게 알리니 읽어보더니 말한다.
조심해, 사적인 이야기는.. 너무 솔직해.
- 그런가? 내가 너무 나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쓰고 있나?
대략 처음에 올린 한두 개 글은 신데렐라 노래 같은 내용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쓰고 있나 보았더니, 주제도 다양하고 필력도 다양하다. 어차피 나인지 모르지 않을까 싶다가도 막상 내 주변에서 행여나 알면 좀 복잡해지려나도 싶어, 어릴 적 이야기를 담았던 글은 조용히 다시 서랍에 들여놓았다.
그러다 생각했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다고 했었지?
고새 이유를 망각했다.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서 불과 보름사이에 나는 눈치를 본다. 참 간사한 마음 같으니라고.
글을 쓰려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사실 부등호로 치자면 이 두 번째 이유가 더 크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나이를 훌쩍 넘어서서 내가 더 오래 살고 있다. 결혼을 했을 때, 아이를 낳았을 때, 온갖 힘에 겨운 순간들에 있어 혼자임이 버거웠다. 그리고 슬픔은 내 무의식을 집어삼켰다.
그래서 혹여나 나의 자녀들이 훗날 내가 생각나 엄마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궁금해지는 날이 오거든, 읽을 수 있게 작은 메모리상자를 만들어두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누군가 고민하고 있을 때 다독여줄 수 있는 글을 한 줄이라도 남긴다면 참 값진 인생이겠다.. 싶었다.
지금 쓰는 이 글은 나중에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한 나의 푯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