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이야기
한국에 여름을 보내러 갈 때마다 마음이 가장 먼저 설레는 건 ( 가족 친구를 우선시하고 :) 언제나 음식이다. 한국에 살 때는 매일같이 먹던 음식이라 그 소중함을 잘 몰랐는데, 해외에서 살아보니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새삼 느껴진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은 나라가 많지만, 한국처럼 합리적인 가격에, 쉽게,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 꼭 검색해서 찾아가야만 맛있는 게 아니라, 그냥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가도 대부분 ‘중간 이상’은 한다. 길을 걷다 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 국물 냄새, 갓 구운 붕어빵과 고소한 호떡 향이 코를 가만히 두질 않는다. 그리고 그 향만으로도 예전 한국 살 때 생각들이 다시 나서 인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늘 먹는 게 행복의 중심이 되는 것만 같다.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간식을 먹고, 길거리에서 또 군것질을 하고, 저녁에는 “오늘은 좀 줄여야지” 하면서도 결국 든든하게 먹는다. 한국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한국 오기 전 잘 맞았던 바지 허리가 조여 오면 음식을 줄여야지 하면서도, 길가에서 김을 뿜어내며 유혹하는 찐만두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매콤 달콤한 떡볶이 앞에서는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마음이 약해져 포장을 해 집에 가서 엄마와 함께 떡볶이를 먹곤 한다. 네가 한국에 오면 나까지 살이 찌는 것 같아라고 엄마가 종종 이야기를 하셔서 같이 엄청 웃기도 하는데 그래도 나의 한국음식 한 달 동안 한풀이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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