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이야기
어쩌면 나를 구원해 줄 사람은 나 자신뿐이었을지 모른다.
어린 시절, 작은 방 창가에 앉아 한밤중 고요히 내리는 눈을 바라보곤 했다. 가로등 불빛 아래 소리 없이 쌓여가던 눈길은 어딘가 아득하고 아름다웠다. 크리스마스이브였던 그날, 나는 눈부신 세상 어딘가로 나아가 더 넓은 세계를 보고 경험하며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었다. 창밖의 풍경은 그저 평화롭기만 했지만, 나는 그 너머의 무언가를 막연히 꿈꾸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지금처럼 해외에서 살아가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기에, 그 어린 마음은 어쩌면 미래의 나를 향해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고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사람은 가장 가까운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일이 의외로 가장 어렵다. 일상에서 나름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듯 보여도, 마음 깊은 곳에는 말하지 못한 진짜 바람들이 잠들어 있기도 하다. 나는 스스로에게 솔직한 편이라 생각했지만, 조심스러운 성격 탓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가끔은 꺼내지 못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진심을 툭툭 내뱉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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