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녀와 야수_DJ DOC(1996)
미녀와 야수_DJ DOC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발령으로 전학을 가게 됐다.
다행히 그곳엔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적응이 끝난 4학년 즈음 무렵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저 애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이쁘다"
"집이 엄청 부자래"
"아무래도 난 쟬 좋아하는 것 같아"
남자 아이들 속 그녀는 연예인과 다를 바 없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남자 아이들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기에 나 또한 그녀에게 관심을 가질 법도 했지만, 아직 어렸던 나는 축구나 게임이 더 좋았다.
나에게 그녀는...
'주변에 여자애들이 참 많이 따르는구나~'
'왜 매번 체육시간에 치마를 입고 와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걸까'
(피구나 앞구르기 같은 격한 운동을 하는 시간에도 그녀의 치마 사랑은 계속됐다.)
정도 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2학기가 되었다.
내가 반장, 그녀가 여자 부반장이 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다.
가을 소풍 장기자랑을 위해 노래와 춤을 함께 준비하였는데, 무슨 노래를 할까 라는 질문도 하기 전에 우리는 같은 노래를 틀었다.
나와 그 친구 그리고 한 명 더. 셋이서 짧은 시간 참 많이도 친해졌다.
오늘 밤 너와 난 단둘이서 party party~
너를 처음 봤을 때 섹시함에 난 쓰러졌지
너무나도 눈부신 너의 모습 괜찮은 모습~
그리고 어머니들끼리도 왕래가 잦아졌기에 어머니, 동생과 함께 그녀의 집에 놀러 가기도 하였다.
언젠가 한 번은 그녀의 옷장을 몰래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4학년. 순수한 나이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인지... 단지 장난을 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
그냥 그 방에 있는 남아 있던 그녀의 향과 정돈된 가구들이 나를 들뜨게 만든 느낌이었고, 그냥 궁금했다.
시간이 흘러 4학년 마지막 날. 그녀의 생일이었다.
여러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은 후 동네 놀이터에서 갑자기... '진실게임'을 하게 되었다.
생일의 주인공인 그 친구가 첫 번째 질문을 받으며 게임은 시작되었다.
"너는 남자 애들 중에 누가 제일 관심이 있어?"
다른 친구가 묻는다.
.
.
.
그녀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응? 응? 머라고?'
갑자기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입은 답을 하고 있었다.
"나도 너야..."
그 뒤 진실게임은 어떤 질문이 있었고, 어떤 대답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에 남는 게 없다.
그냥 '그 애'만 기억난다. 그날부터 우리는 주변의 친구들이 인정하는 '서로 좋아하는 아이들'이 되었다.
그녀는 학교에서 제일 이쁘고 부자라고 소문이 난 아이.
난 그냥 아버지 회사 사택인 복도식 아파트에 사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래서 저 노래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미녀와 야수_DJ 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