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슈타트 여행기》

황제가 사랑한 마을, 사진 속 그곳에서

by hyunju lee


비엔나에서 250km, 엘리자베트 황후의 추억이 남아 있는 바트이슐과 호수마을 할슈타트. 한 폭의 풍경 같은 그곳에서의 하루.





황제가 사랑한 온천 마을, 바트이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50km. 우리의 첫 일정은 바로 할슈타트로 향하는 여정이었다.

그 길목에서 잠시 들른 곳은 ‘바트이슐’.

요제프 황제가 엘리자베트 황후를 처음 만난 장소로 알려진 이곳은, 그가 생전 자주 찾던 온천 휴양지였다. 황후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곳을 찾아 그녀를 그리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문득 ‘Bad’라는 단어가 온천이라는 뜻이라는 걸 떠올렸다.

예전에 스위스에서 갔던 ‘로이커바트(Leukerbad)’의 ‘Bad’와 같은 뿌리였구나. Bath, Bad… 다 같은 어원. 괜히 혼자 납득하며 웃음이 났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거닐며, 황제의 단골이었다던 ‘카페 자우너’에서 핫초코를 한 잔.

그 달콤함이 긴 여정의 시작을 위로해 주었다.




평화로운 호숫가, 그리고 씁쓸한 마음


할슈타트로 향하는 도중, 이름 모를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차를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호숫가 옆에는 잔디 운동장이 있었고, 아이들이 축구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정말 축복받은 거야.”

서울의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며, 잠시 마음 한켠이 씁쓸해졌다.


셔터를 연신 누르며, 시간을 잊고 평화로운 풍경에 푹 빠졌다.




할슈타트 도착, 그리고 주차 전쟁


풍광에 빠져 노닐다 보니 할슈타트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둑어둑한 저녁.

역시, 새로운 여행지에서 첫 번째 난관은 ‘주차’였다.


우리가 묵을 ‘해리티지 호텔’은 일반 차량 진입이 제한된 구역에 있었고, 공식 주차장은 입구에서 꽤 떨어진 구역이었다.

주차장은 호텔 입구에서 보이지 않는데도 호텔 직원은 “just ahead”라고만 했다.

결국 호텔 체크인을 하고 주차장을 찾으러 움직였다.


지도를 요청한 후, 카카오톡으로 보내며 “우린 300미터 이상이면 ‘just ahead’라 안 해요!“라고 투덜대기도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주차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 사진 속 그 호텔, 해리티지


해리티지 호텔은 바로 할슈타트를 대표하는 그 사진 속에 나오는 호텔이다.

몇 번의 예약 시도 끝에 일정까지 조정하며 결국 ‘주니어 스위트룸’을 잡았다.


스위트룸이 뭔진 몰라도, 이 방은 정말 최고였다.

깔끔한 원목 마루, 높은 층고, 그리고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호수 야경.


비엔나에서 사온 치즈와 와인을 꺼내 테라스에 앉았다.

야경을 보며 케밥을 곁들이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었다.




이른 아침, 호수 위로 깃든 안개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펼쳐진 풍경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자욱한 안개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호수 위로 아련하게 햇살이 번졌다.


커피 한 잔 들고 테라스에 나가, 같은 자리에서 셔터를 수십 번 눌렀다.

같은 풍경인데, 빛과 안개의 농도에 따라 사진마다 느낌이 달랐다.


이른아침 호숫가 산책,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소금광산, 그리고 다음 여행을 위한 예고편


할슈타트를 떠나기 전, 케이블카를 타고 소금광산으로 향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할슈타트 전경은 그야말로 ‘완벽한 풍경’.


소금광산 투어에서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왜 그렇게 순수한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자연이 주는 선물에 새삼 감탄했다.


작은 미니소금 세트를 기념품으로 잔뜩 샀고, 아이들과 함께 올 다음 여행을 상상하며, 주차장이 있는 가족용 숙소도 찜해두었다.


그렇게 우리는 프라하로 출발했다.

그때까진, 모든 게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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