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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ly Mar 26. 2024

삶은 짐작할 수밖에

단조로운 삶의 무게가 나를 중력 반대편으로 끌어당길 즈음

나는 가만히 고개를 뉘어

눈을 단단히 감아보고

눈동자를 눈꺼풀 반대로 흘려보낸다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뇌 속의

또 다른 세계.


그곳에는 협곡이 있다

낭떠러지로 떨어져도

물의 무게가 나를 단정히 바로잡아 주는 곳.

킬리만자로의 낙타와

떨어진 꽃에 물든 바다와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개미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곳.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우리는 모두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으니

삶은 짐작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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