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로운 삶의 무게가 나를 중력 반대편으로 끌어당길 즈음
나는 가만히 고개를 뉘어
눈을 단단히 감아보고
눈동자를 눈꺼풀 반대로 흘려보낸다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뇌 속의
또 다른 세계.
그곳에는 협곡이 있다
낭떠러지로 떨어져도
물의 무게가 나를 단정히 바로잡아 주는 곳.
킬리만자로의 낙타와
떨어진 꽃에 물든 바다와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개미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곳.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우리는 모두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으니
삶은 짐작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