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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Sep 18. 2016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59


황현민




애인은 사랑하지만 여인은 사랑스럽다


장미는 밤낮으로 피고

한 번 피면 오므릴 줄 모른다

해당화는 낮에 주로 피고

밤에는 잘도 오므렸다


장미는 애인

해당화는 여인네


장미보다

해당화가 더 진하고 향기롭다

장미가 여자의 향기라면

해당화는 여인의 향기라고나 할까


가시도 남달라

모래 위에서 자라서인지

선인장을 많이 닮았어


수줍음 많은 꽃

요조(窈窕),


너가 더 좋다는 게 아니야


하하하,

나는 둘 다 좋아 꽃이라면 다 좋아













2016. 9. 18


해당화의 향기를 처음 맡았다. 그 향기는 여인네 향기, 우리가 흔히 맡아본 향수다. 실제 향수의 원재료로 해당화가 많이 쓰인다는 사실도 최근 알았다. "아, 그래 맞어!" 해당화 꽃향기를 맡아보시면 다들 손뼉을 치시리라.

 

시골집에는 장미와 해당화가 핀다. 이제는 해당화가 훨씬 좋다.

비교하면 안되지만, 해당화 꽃이 더 수수하고 아름답다. 향기는 말할 것도 없다. 같은 장미과 식물인데도 서양과 동양의 차이라고나 할까?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라고나 할까?

해당화는 동양인 중에서도 한국 여인을 많이 닮은 꽃이 아닐까 싶다.


해당화의 매력은 또 있다. 가시다. 장미와 달리 해당화의 가시는 선인장을 많이 닮았다. 그래서 인가 해당화가 바닷가에서 (해안가니까 모래 위에서) 주로 핀다는 것이 말이다.

이렇게 고귀한 식물을 나는 처음 보았던 것이다.


나는 두루 갖춘 여성이 좋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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