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편의 쉬운 시쓰기 #97
늘 가까이에
황현민
과정이 영원이고 최선이란 것을 안다면
일체유심조처럼
누구나 행복하고 세상은 아름다웠을 것이다
나는 안다
지금 이 순간이 전부라는 것을
하지만
나 혼자만 그러하면 안 된다 모두가 그러할 때 가능하다
혼자가 아닌 무리를 지을 때 지금 이 순간이 전부가 된다
혼자서는 여전히 혼자일 뿐이다
혼자서는 혼자만 할 수 있다
쓸쓸하게
늘 혼자서 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고흐의 그림처럼
쓸쓸이 사라지고 없어질 때 오랜 후에 혼자는 혼자가 아닌 것이 되어 빛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무리를 지을 수 있다면 그 혼자는 신이거나 거대한 자본이리라
결국 우리는 혼자다
단, 바램이 있다면 한 사람의 벗이라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
가까이에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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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혼자만 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일체유심조는 혼자서 할 수 없다. 일체유심조에는 나와 대상이 더불어서 일치되어야 한다. 인형뽑기를 할 때처럼 기술과 운이 아니라 확률과 투자가 아니라, 단 한가지 인형과 나와의 일체일 때 가능하다. 혼자서는 혼자만 할 수 있지만 일체일 땐 마음먹은 대로 지을 수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이므로 이내 알 수 있다.) 일체란 진심일때 통하는 법이다. 진심으로 혼자의 안팎을 바랄 때 일체유심조가 된다. 우선 마음을 열어야 한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혼자라 해도, 마음만 열면 다 통하고 혼자서도 더불어 사는 것과 같으리라. 그래서 사람은 늘 쓸쓸한지도 모른다. 더불어 살지라도 쓸쓸할 때가 있는 것처럼... 모두 다 마음이 짓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혼자라 해도 마음을 항상 열고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쓸쓸은 이내 쓸쓸의 반대말이 되어 일체유심조 할 수 있으리라,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