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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Jun 27. 2018

공장 초기화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122


공장 초기화

황현민


나, 고장났어


아, 나를 버려야 하나?

너를 버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 대신

모든 기억과 흔적들은 사라질 테지만


그때의 나를 과연 너라고 할 수 있으려나


자, 준비되셨으면

바로 앞에 놓인 천, 지, 인, 세 개의 버튼을 동시에 눌러 주십시오.


나, 괜찮을까? 넌 괜찮겠니?

고심 끝에 너의 두 손과 나의 이마로 세 개의 버튼을 눌러버렸지


잘못 누르셨습니다. 다시 누르시려면 1억 코인을 지불하십시오.


우씨,

그럼 그렇지


너, 고장 아니

그래도 나, 그냥 이대로 살아 볼래


(그때가 오면 어짜피 초기화 될 테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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