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124
코리아 2018
황현민
면도날에 치약을 바르고 이빨을 닦을 뻔한 적이 있다
이런 날이면
면도날에 치약을 바르고 이빨을 닦으려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칫솔에 비누칠을 하고 수염을 빡빡 미는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본다
거울 속에서는
이런 나라가 다 있냐고 또 난리부루스다 이런 날이면 거울 속 나는 사라지고 없다
그렇다고
칫솔로 얼굴을 밀 뻔한 적은 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이 나라가
양치질을 잘 하고 있는지 면도질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당신의 거울은 늘 지켜보고 있답니다
오늘 무심코 면도기를 들고 치약을 바르고 면도인지 혹을 이빨을 닦을 뻔했지 뭔가, 거울이 마구 박장대소를 하고 난리가 났제, ... 그런데 참으로 한반도를 닮은 사람들이 실제로 면도날에 치약을 바르고 이빨을 닦고, 칫솔로 수염을 미는 게 아니지 뭔가, 거울 속에 그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거야, ...
아, 나 신들렸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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