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128
낙영산
황현민
너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 이리 어려울 줄이야 오른 길이야 부족한 만큼의 체력 탓이겠지만 내린 길은 사라진 옛 골목 탓인지라 푯말도 리본도 밧줄도 없던 탓인지라 붉은 낙영을 체 담지도 못하고 두 무릎 힘 꽉 주고 내려야 했다. 길은 바위 골목뿐, 나무를 타고 바위를 건너고 바위와 바위 사이를 돌고 돌아서 산어둠을 데리고 내려왔더랬다. 너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너와 다시 하나 된 기분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