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사색과 상상은 차원이 다르다
황현민
사색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그동안 '사색(思索)'을 너무 좋게 생각한 듯 하다.
잘나간다는 젊은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사색을 참 잘하는 구나, 하고 감탄하곤 했다.
그러한 사색이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사색으로만 그치고마는 미완성의 시들이 안타까워 보였다. (그만큼 내가 성장한 것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사색(思索)이나 상상(想像)은 둘 다 한자어에서 보듯, 마음 심(心)이 들어 있다. 하지만 사색의 심은 오늘날에는 머리를 포함한 마음에 가깝다. 상상의 심은 마음을 포함한 영혼에 가깝다.
여기서 머리는 뇌(腦)다. 뇌에는 심(心)이 없다. 그것은 예로부터 사람의 마음(생각)이 머리에 있지 않고 가슴(마음)에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란다. 생각을 머리로 하지 않고 마음으로 했던 것이다. 기억(記憶)도 마찬가지다. 옛 사람들은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살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오죽하면, 번뇌의 뇌(惱)에는 왜 심(心)이 있겠는가, 마음이 머리에 있어서 괴롭다는 뜻이다.
그만큼 생각은 머리로 하지 않고 마음으로 한다고 당연스럽게 생각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마음은 머리와는 멀었다. 오히려 마음은 영혼(靈魂)과 가장 가까웠다. 특이한 건 영과 혼에는 심(心)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영과 혼은 심을 초월한 경지이기 때문이다.
심(心)은 심장의 모양을 본 떠 만든 글자다. 즉, 몸에 속한다. 온몸으로, 라는 의미에는 이러한 심장이 포함되어 있다.
자, 요즈음 사색에 대하여 다시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 되가고 아날로그가 사라져 간다. 낭만이란 것도 사라져 간다. 영혼이란 것을 잃어 간다. 이렇듯, 사색의 의미도 약해져 간다. 사색, 이란 의미를 새롭게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는)
사색하다, 라는 말은 순우리말인 생각하다, 라는 의미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물론, 생각하다와 상상하다를 우리는 당연히 다르게 생각한다.
결국, 사색은 머리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머리로 생각한다고 해서 번뇌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상상(想像)은 한자에서 보듯 이미지(像)가 있다.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것이라고 한다. 생각은 언어적으로 마음을 쓴다고 한다면 상상은 이미지적으로 마음을 쓴다고 할 수 있다. 상상은 더 나아가서 마음을 초월하여 영혼으로 건너갔다 온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렇듯 사색과 상상은 차원이 전혀 다르다. 사색을 상상의 옆에 나란히 위치시킬 순 없다. 만약, 사색과 상상, 이렇게 나란히 나열하는 것은 오류라고 말하고 싶다.
난, 요즈음 '사색'적인 시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들이 오히려 각광을 받고 있는 듯 싶다. '마음과 영혼' 보다는 '머리와 마음' 쪽에 비중이 훨씬 많이 쏠려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종종 사색적인 시를 짓는다.)
또한, 시는 저절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일진대, 사색은 마음으로 애써 찾는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어찌보면 사색은 시와는 조금 거리가 먼 것이라는 느낌을 감출 수 없겠다. 그렇다고 그러한 시가 시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영혼이란 것은 차원을 넘나든다. 시공간을 초월하고 삶과 죽음을 넘어서 현실 건너 또 다른 차원이다. 삶과 진실은 마음에 가깝고 꿈과 이상과 진리는 영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지구가 마음이라면 우주는 영혼인 셈이다.
"그래서 시는 상상이다. 온몸으로 진심으로 영혼으로 시를 짓는 것이다."
"고로, 사색에서 마무리를 지으려 하지 말고 사색을 상상하여야 한다. 이때 사색은 시상이 될 수 있고 구체적인 문장이 될 수 있다. 시의 완성은 사색만으로 되어선 시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겠다."
"좋은 시 한 편을 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사색과 상상은
차원이 다르다. 상상 옆에 사색을 나란히 놓는다는 것은 오류다
상상은 무한이요 사색은 모래알이다
사색은 머리이고 마음이요
상상은 마음이고 온몸이고 영혼이고 우주다
사색이라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순수한 영혼을 결코 뛰어 넘을 순 없다. 그것은 (영혼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른이 어린 아이로 다시 돌아 가고자 하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왜 위대한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사색과상상은차원이다르다 #사색을상상하라 #사색을영혼하라 #사색을초월하라 #사색만으론시가완성될순없다 #아무튼자신있게신나게시를짓자 #자신있게신나게살자 #좋은시를짓기위해서노력하자